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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용연 Feb 28. 2022

기억에 남기고 싶은 순간들 in 부산 - 2일 차

부산에서의 2일 차 아침은 호텔에서 준비해준 정성스러운 조식 박스로 시작했다. 봄이 한 발짝 다가온 기분이라 더욱 오늘의 여행이 기대됐다.



남편의 생일을 맞아 아침을 먹고 부지런히 해운대 쪽으로 움직였다. 부산은 워낙 지하철이 잘되어있어 뚜벅이 여행지들도 무리 없이 이곳저곳 다닐 수 있었다. 오히려 차로 다니는 것보다 걸으며 관찰할 수 있는 소소한 요소들을 찾는 게 더 재미있었다.

레트로한 느낌의 안내판

오늘 여행의 메인이벤트는 해운대에서 요트 타기! 둘 다 생애 처음으로 타보는 거라 전날부터 설렜다. 프라이빗 투어가 아니라면 생각보다 저렴한 금액(대략 2만 냥)으로 이용이 가능하더라. 마음 같아선 오빠 생일맞이 플렉스로 단독 대여를 해주고 싶었으나, 아껴야지^^....

승선을 기다리며.

수영만 요트경기장을 출발해 광안대교를 지나 광안리를 찍고 돌아오는 코스. 바다 위로 반짝반짝거리는 윤슬의 풍경을 보며 멍도 때리고, 서로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바다에서 육지 풍경도 관찰하고,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났다. 날 좋은 날 부산에 온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여행코스다.


기분 좋은 인생 첫 요트 승선을 마치고, 날이 더 좋아져 우리는 무작정 걷기로 했다. 부산 시립 미술관을 잠시 감상하고 해운대에서 민락교를 건너 광안리까지 동네 구석구석을 감상하며 그냥 걸었다. 유명한 관광지 명소나 핫플레이스 카페를 가는 것도 물론 좋지만, 실내에서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운 날씨였다. 봄이 오면 더 많이 걸을 예정.


광안리 해변에서 광합성을 하며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예약해두었던 초밥 오마카세를 먹으러 갔다. 예전에는 오마카세를 먹는 게 사치처럼 느껴졌는데, 요즘은 자주는 아니더라도 오롯이 나를 위해 정성스레 한 끼를 투자하는 것도 필요함을 느낀다. 돈도 쓰다 보니 내게 맞는 소비가 무엇인지 점점 알아간다(우리 부부는 옷이나 가방, 장신구엔 큰 관심이 없고 대신 여행과 먹는 것에 아낌없이 쓰는 편)


친절한 셰프님 덕에 정성스러운 한 끼를 먹고 광안대교 야경을 지나 숙소로 복귀했다. 오늘 하루 무려 19000보나 걸었다. 걷는 여행을 하다보면 스마트폰 화면 대신 주변을 관찰하게되고, 눈에 더 담아가고 느끼는것도 많아진다. 같이 걸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사람과 함께해서 더 기분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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