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하얀 눈이 조용히 내리는 새벽, 강원도 산길 위.
JJ와 SS는 검은 SUV를 타고 천천히 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무너진 카지노의 불빛은 이제 저 멀리 희미한 기억처럼 아스라했다. 차 안에서는 라디오도 꺼진 채, 오직 타이어가 눈 위를 누비는 소리만이 잔잔하게 흘렀다.
“이제, 정말 끝났어?” SS가 물었다.
JJ는 고개를 끄덕였다. "코로체프는 붙잡혔고, 시스템은 다 드러났어. 하지만... 진짜 평화는 우리가 어디까지 도망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어디에서 멈출 수 있는지에 달렸지."
SS는 조용히 그의 손을 잡았다. 두 사람 사이엔 더 이상 말이 필요 없었다.
그 순간, JJ의 휴대폰이 조용히 진동했다.
발신자 없음. 화면에는 단 한 줄의 메시지.
"시즌 2를 준비하라.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JJ는 그 메시지를 바라보다가, 미소를 지으며 폰을 껐다.
“뭐야?” SS가 물었다.
“그냥… 오래된 친구가 인사한 거야.”
차는 산길을 벗어나 평지로 접어들었다. 붉은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JJ와 SS는 가족이 머무는 외딴집에 도착했다. 그곳엔 JJ의 어머니와 SS의 부모님, 그리고 조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조카들이 “삼촌!” 하고 달려들었고, JJ는 그들을 번쩍 안으며 환하게 웃었다. 며칠 만에 보는 그의 얼굴에 가족들은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SS의 어머니는 따뜻한 미역국과 밥상을 내왔다.
“고생 많았어. 이젠 그 이상한 판에서 벗어났으면 좋겠구나.”
JJ는 고개를 끄덕이며 국을 한 숟갈 떴다.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이 온기, 이 소박한 식탁, 이 웃음이 자신이 진짜 지키고 싶었던 것임을 새삼 깨달았다.
밤이 되자, 가족들은 작은 거실에 둘러앉아 TV를 보며 웃고 떠들었다. JJ는 조용히 창밖을 내다봤다.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 위, 불 꺼진 강원랜드 카지노는 어둠에 잠겨 있었다.
SS가 조용히 그의 옆에 와서 손을 잡았다.
“이제 도망치는 삶 말고, 지키는 삶으로 살아가자.”
JJ는 그녀를 바라보며 천천히 끄덕였다.
“그래. 가족과 함께하는 삶, 그게 진짜 승리지.”
그들의 뒷모습 위로, 따뜻한 노란 전등 불빛이 번져 나갔다.
그리고 그렇게, JJ는 처음으로 마음 깊이 느꼈다.
이제야 비로소 집에 도착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