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by 홍홍강

연둣빛에서 신록으로 변해가는 산천,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은 싱그럽다. 가정의 달 5월에는 기념일도 많다.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둘이 하나인 21일 부부의 날..

나는 유독 8일 어버이날을 은근이 기다린다. 사랑하는 우리 애들을 한꺼번에 만나고, 근사한 식당에서 맛난 음식과 선물, 용돈, 꽃말이 '어버이에 대한 사랑. 건강기원. 존경'인 붉은색 카네이션과 함께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가슴으로 전해오는 포근한 인사말. 올해 어버이날에도 예년과 같이 보람과 행복을 한 아름 안았다.


어버이날은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는 법정기념일'이다. 유교적 효사상의 핵심은 '효경'의 다음 문구이다.

'신체발부 수지부모 불감훼상 효지시야(身體髮膚 受之父母 不敢毁傷 孝之始也: 사람의 신체와 터럭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이것을 감히 손상시키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 자식 된 자가 몸을 성히 보존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부모가 자식에게서 바라는 으뜸의 염원일 것이다. 그렇다고 머리카락이나 손톱발톱도 깎지 말라는 건 아니다. 자살은 가장 큰 불효이며 죄악이다.

입신행도 양명어후세 이현부모 효지종야(立身行道 揚名於後世 以顯父母 孝之終也: 몸을 세워 도를 행하여서 후세에 이름을 드날려 부모님을 드러내드리는 것이 효의 마침이다). 효도의 마지막은 사회에서 자기 역할을 잘하고, 바른 길을 걸어 이름을 날리는 것이다. 이는 부모를 기쁘게 하는 것이며, 가장 큰 효도이다. 하지만 극단적인 희생이나 부모에 대한 무조건 절대적인 복종이 효는 아니다.


영국출신 세계최고 역사학자로 알려진 아놀드 토인비는 ''한국의 효사상은 인류를 위해 가장 필요한 사상''이라며, ''인류문명의 기본단위는 가족인데, 가족관계가 약해지면 소중한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곳이 사라진다. 이런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한국의 효사상''이라 말했다. 또한 그는 ''인류가 멸망해도 꼭 이어져야 할 문화가 한국의 효문화''라고 극찬했다.


자녀들의 효사상은 부모로부터 배운다는데, 나는 효를 실천하지 못하는 모습을 우리 애들한테 보였다.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고, 가끔 찾아뵐 때도 부모님과 함께한 시간보다 친구들과보낸 시간이 더 많았다. 심청이와 같은 하얀 거짓말이 아닌 새빨간 거짓말도 참 많이 했다. 나를 낳으신 일본여행은커녕 일본에서 나와 처음 서럽게 사시던 산청군에도 모시고 여행하지 못했다. 어디가 불편하신지, 무엇이 필요하신지, 뭘 좋아하시는지 알아보지도 않았다. 술과 담배로 몸을 함부로 한 죄도 크다. 중학교때와 고등학교 때 가출해서 걱정을 끼쳐드리기도 했다. 하나 있는 동생과 다정한 형제애를 보여드리지도 못했다. 입신양명(立身揚名)도 못했다. 불효막심.


수욕정이 풍부지 자욕양이 친부대(樹欲靜而 風不止 子欲養而 親不待: 나무는 멈춰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질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는 기다려주지 않네).~ 풍수지탄(風樹之嘆) ''계실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돌이킬 수 없는 죄 저질러놓고 뉘우치면서

울어도 때는 늦으리~~''


유병장수(有病長壽)로 자식들 고생시키지 않고, 품위 있게 생을 정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뇌졸중과 치매는 절대사절!!!

2025.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