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더>를 보고,
‘엄마 없어?’라는 물음은 무고하게 갇힌 지적 장애인 종필이에게 건네는 위로일까, 모성이라는 방패 아래 스스로의 죄를 씻고자 하는 고해성사일까. 영화 <마더>에 등장하는 엄마는 오직 김혜자 배우가 연기한 엄마뿐이다. 이름 석자 등장도 없이 그저 도준의 엄마로만 등장한다. 아들, 도준은 흔히 동네에서 ‘바보’라고 불리는 캐릭터로 등장한다. 도준은 엄마에게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이 아니다. 늘 도준을 아끼고 보살피고 갖은 좋은 약을 구해 먹이지만 늘 눈을 뗄 수 없는 강물에 내 놓은 자식같다.
이런 도준은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 되고 도준의 혐의를 벗기기 위한 엄마의 여정이 전개된다. 영화 <마더>는 불편한 영화다. 또한 불쾌한 영화다. 어딘가 모자라 보이는 도준이 성과 여자와의 잠자리에 집착하는 모습은 도준을 연민의 객체에서 벗어나게 하고, 살인사건의 피해자 장례식에 찾아가 티 없는 얼굴로 아들의 무죄를 소리치는 엄마에게 공감의 서사를 차단시킨다. 도준을 향한 뒤틀려 버린 모성은 끝내 피로 물들고 엄마는 망각의 몸짓에 스스로를 놓아 버린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불편한 진실과 폭력의 끝에 무기력하게 엔딩크레딧을 봐야만 하기에 영화 <마더>는 불편하고 또 불쾌한 명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