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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주 May 05. 2017

'이런 삶'을 알려주는 것

영화 <로건>을 보고,

 "바로 이런 게 삶이라네." 어느 새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노쇠한 할아버지가 되버린 찰스 자비에가 울버린이자 로건에게 건네는 말이다. 그들과 로라는 우연히 한 가정집에 들어가 신세를 지게 되었고 그들이 내준 맛있고 정성스런 저녁도 함께 하게 되었다. 이상하리만큼 평화롭고 일상적인 저녁을 보내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찰스가 로건에게 다시 한번 이런 삶을 상기시켜 주며 건넨 말이다.

 영화 <로건>은 말 그대로 로건에 대한 이야기이다. 로건은 우리가 엑스맨 시리즈를 통해 봐왔던 울버린이자 동시에 또 아니기도 하다. 이 말은 즉슨, 로건으로서의 삶을 원하는 울버린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수 많은 뮤턴트들이 죽음을 당하고 혼자 외로이 운전기사 노릇을 하며 지내는 로건에게 로라라는 한 소녀가 등장하고 찰스는 "로라는 자네의 딸이야"라고 말한다. 마블 히어로 장르인 <로건>에서 악의 편에 선 무리들과 히어로와의 액션신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영화에서 로건은 세상의 평화, 선의 승리가 아닌 자신의 인생을 위해 싸운다. 자신과 로라 그리고 찰스와의 평화롭고 반복적인 일상을 위해.


 <로건>이 이토록 감성적인 히어로물인 까닭이다. 로건은 장렬히 전사하는 순간에도 히어로가 아니라 한 아이의 아버지였으며 악의 승리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음에 로라는 슬퍼한다. 로라를 포함한 남겨진 어린 뮤턴트들은 다시 길을 떠난다. 세상의 평화가 아니라 자신들의 인생을 위해서, 로건과 찰스가 알려준 '이런 삶'을 지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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