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명상/그저 나타나기/브레네 브라운

by 이강선


“때때로 가장 용감하고 가장 중요한 일은 그저 나타나는 것이다.”

브레네 브라운, 『마음 가면-수치심, 불안, 강박에 맞서는 용기의 심리학』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려 하면 가장 어려운 일은 저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교수인데 그들은 사장인데 그들은 한 영역에서 일가를 이루고 있는데 하는 생각이 내 발목을 잡는 것이지요. 이미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그들이 최근에 해낸 일들이 나를 멈칫하게 만듭니다. 한편으로 그들의 성격이 나를 머뭇거리게 합니다. 그런가 하면 나의 부족함이나 실수가 발목을 잡습니다. 부끄러움을 견딜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런 때 가장 용감한 일은 그저 만나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때 생각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 일이야말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입니다. 이 일이야말로 내려놓기입니다. 다른 사람의 생각 짐작하기를 내려놓고 그저 나타나는 것이지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짐작하는 일은 나와 그 사람들의 관계를 약하게 하는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너무도 수치스러워 그 사람들의 관계를 끊어내기도 합니다. 지금의 이 상황이 절벽 같고 지금 이 상황이 거대한 장벽과도 같아 그 앞에서 멈추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그저 잊어버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관계를 끊으면 다음은 없습니다. 그 상태에서 박제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그것은 죽은 이와의 관계와 같습니다. 죽음은 관계의 끝입니다.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습니다. 흔히 살아 있는 우리는 끝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 일은 매일 일어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면을 씁니다. 나를 포장할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을 가장하는 것이지요. 어쩌면 그렇게 하는 것이 상대에게 그리고 나에게 더 좋다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포장된 모습은 오래가지 않습니다. 상대도 아는 때가 옵니다. 아니 이미 알아차리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혹은 관계에 따라 그 모습으로 계속 받아들여지기도 하겠지요.


있는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은 바로 그 모습에서 발전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객관적인 눈으로 자신을 보기까지는 어떻게 발전해야 할지 모릅니다. 가면을 쓴 나는 완벽해 보일지라도 그 모습은 나 자신의 눈으로만 완벽합니다. 나의 완벽함이 타인의 눈에 어찌 보일지는 모르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가장 좋은 일은 나를 나대로 보는 것입니다. 내가 나임을 인정하는 일입니다. 모든 나무가 스스로의 특성으로 완벽하듯, 모든 꽃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아름답듯이, 우주의 모든 별이 그 자신으로 빛나듯이.


그저 나타나기, 지금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기, 그리하여 더 나아가기. 오늘 해야 할 일입니다.



“Sometimes the bravest and most important thing you can do is just show up.” ― Brené Brown, Daring Greatly: How the Courage to Be Vulnerable Transforms the Way We Live, Love, Parent, and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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