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대영 Oct 07. 2018

<KIAF 2018>동아시아 미술 허브가 되는 길

2018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2018 ART SEOUL)가 나흘간의 일정을 오늘로 마쳤다. 지난 행사들에 비해 더 늘어난 고가의 작품과 세계 유명 갤러리의 참여로 시작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KIAF는 한국 미술시장이 동아시아 미술의 허브가 될 수 있는지를 시험해보는 자리기도 했다.


약 4~5년 전, 홍콩이 아시아 미술, 나아가 전 세계 미술 시장의 허브가 되기 위한 첫 걸음을 뗐다. 대형 예술 복합단지가 홍콩 내 들어섰고, 세계 유명 갤러리들을 페더 빌딩과 H퀸즈 빌딩 등의 건물 한곳에 모아 아트바젤을 개최하기도 했다. 지리적 위치 덕분에 이미 금융권의 허브로 자리매김 한 홍콩이었지만 미술 시장까지 섭렵하는데도 불과 몇 년이 걸리지 않았다.

코엑스에서 개최된 2018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2018 ART SEOUL) [사진=고데영]

그렇게 홍콩은 세계인이 주목하는 미술 허브가 됐다. 홍콩이 이렇게 된 데는 단지 자금을 쏟아 붓고 미술관을 많이 지어서만은 아니다. 홍콩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동남아 국가들이 펼친 대안예술도 한몫했다. 동남아시아 특유의 공동체 문화가 미술에 스며들자 대안 공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 안에서 '작은(열린) 학교' 개념의 다양한 프로그램들도 생겨나면서 예술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홍콩 미술관 관계자에 따르면 홍콩 역시 대규모 예술복합단지가 들어서기 전부터 천막을 치고 예술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할 정도로 열성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지금 한국도 비슷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꾸준히 대안 공간이 생겨나고 있고 이번 KIAF와 같이 대규모 아트페어도 개최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기업 오너 가문이 미술관이나 갤러리(혹은 화랑이라 불리는)를 운영하거나 그 관계자가 유지하는 행태는 세계 미술 허브가 되는 데 있어 한계점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이 미술관을 운영하는 이유가 자산 관리 목적 또는 세금과 관련된 것이라는 오래된 의구심을 버리더라도, 이들이 운영하는 미술관이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하더라도, 국내에 홍콩과 같이 막대한 투자를 통해 생긴 미술 단지가 없는 건 사실이니 말이다. 정부와 기업 그 누구도 선뜻 실천으로 옮기는데 부담을 갖는 듯 하다.


한마디로 말해 지자체 자체가, 또는 국가 자체가 미술 허브가 될 수 없다면 지금으로서는 KIAF와 같은 국제적인 아트페어가 더 흥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 단기 행사지만 꾸준히 가꾸고 투자할뿐더러, 국내 예술품 시장도 함께 더 커진다면 우리도 아트바젤을 못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번 KIAF의 섭외능력과 관객참여도는 좋은 점수를 받기 충분해 보인다.


-아트페어에 대한 이야기는 이어서-

매거진의 이전글 <2018 타이틀 매치;이형구vs오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