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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대영 Sep 30. 2018

<2018 타이틀 매치;이형구vs오민>

북서울시립미술관/ 인체를 바라보는 두 작가의 시각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관은 해마다 특정 시리즈 연재를 통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오늘까지 전시되는 '서울 포커스'와 다음 달까지 이어지는 '타이틀 매치'가 그렇다.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 작업한 'Kiamkoysek' 2018 ©이형구 [사진=고데영]

서울 포커스는 북서울관이 위치한 강북이라는 지역을 두고 끊임없이 시민과 작가들이 미래를 설계하는 장으로 활용돼 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실내 전시 공간은 줄이되 현장 설치 작품을 늘인 것이 눈에 띈다. 도시가 발전돼 가는 과정과 그 속에서 벌어지는 충돌과 대립 등을 꾸준히 그려왔던 앞선 전시에 비해 조금 더 도시행정적인 요소가 가미된 이번 전시였다.


서울 포커스와 함께 진행 중인 타이틀 매치는 원로와 신진 작가의 같은 듯 다른 전시를 비교하며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작가의 연령 기준을 폐지해 더 확장된 기획을 볼 수 있었다.

인간의 몸과 감각에 대한 해석이 콘셉트인 이번 전시에서 이형구 작가는 인간의 신체를 분석하고 재조립했다. 신체 구조 자체에 집중하면서 신체 마디마디가 가진 메커니즘과 이를 통해 보여지는 ‘행동’이라는 결과물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금은 폐관된, 플라토 미술관에서 촬영됐던 'MEASURE' ©이형구 [사진=고데영] 

신체 일부를 극도로 확대해 그 우월함을 드러내는가 하면, 말(짐승)의 형태에서 착안한 구조물을 직접 착용하고 움직임을 보임으로써 인체가 가진 적응력과 흡수력을 보여 주기도 했다. 이형구의 전시에서 우리는 스스로 잊고 지냈던, 그리고 굳이 떠올리지 않았던 신체의 조직적 구조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얻었다.


오민 작가는 인간의 반복적인 행동과 거기서 나오는 불편함을 보여줬다. 같은 마디를 반복하는 연주자의 모습에서 약간은 돌출된 행동, 예를 들어 침 삼킴이나 눈 깜빡임 등을 보여주면서 통제된 리듬에서 보여지는 불편하고 낯선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 또한 반복되는 연습에서 만들어진 일종의 장치임을 작가는 말하고 있다.

'마리나, 루카스, 그리고 나'  2014 ©오민 [사진=고데영]

이외에도 연주자와 관객, 음악적 요소 등을 활용하고 있는 작가는 반복되는 패턴에서 나오는 낯섦이 결코 우발적인 결과물이 아닌, 체득된 것임을 관객에게 설명한다. 이 역시 인체의 능동적인 메커니즘을 설명한 이형구 작가와 같이 인간의 행동에서 비롯된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


두 전시 공간을 지나면 그들이 작업 과정에서 활용한 자료들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어 보는 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재밌고 유쾌한 영상들 또한 준비돼 있다.


전시는 10월 14일까지다.

[사진=고데영]
[사진=고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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