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골목길

당신은 무엇이 더 길어졌나요?

by 정승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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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는 어두운 골목길이 꽤 무서웠다.

깜깜한 골목, 심부름이나 동네 슈퍼에 무언가를 사러 갈 때면

질끈 눈을 감고 환한 도로가 나올 때까지 뛰었다.

골목길은 참 길었다. 제법 달린 것 같은데

고개를 들어보면 아직도 한참 남아있다.


가끔 어린 시절 자랐던 골목을 보면

이렇게나 좁았었나

성큼성큼 몇 걸음 채 걷지 않아도 금세 환한 대로가 나온다.

지금은 어두운 밤길도 잘 걷는다.

그때처럼 귀신이라도 나오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도 없고,

오히려 사람으로 부대끼는 큰길을 피해

조용한 골목길로 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귀신이라도 나올 법한 무서움보다

현실의 걱정과 두려움이 더 커서일까.

어두운 골목길은 전혀 무섭지 않은데,

이제는 삶의 무게와 걱정이 길어져 버렸다.




연남동,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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