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히 대신할 수 없다는 것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하여

by 정승빈


사람도 나이가 들어 명이 다하면 세상을 떠나는 것처럼,
하물며 그것이 집이라 한들 별반 다를 게 있겠나.

다만 사람이든 물건이든 무엇이건 간에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었던 무언가가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었을 때,
그 어떤 것도 원래의 것을 온전히 대신할 수 없다는 것이
가슴이 아픈 것이지.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오래된 것을 대신해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고
그것 또한 세월이 흘러 아무도 살지 않는, 지금의 저 집처럼 낡게 되면
늘 그래 왔듯이 더 새로운 무언가가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그리고 사라짐에 안타까워하는 이도 분명 있겠지.

변해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만,
조금 더 버틸 수 있고, 보존할 수 있음에도
너무 서둘러 바뀐다는 게 조금 서운한 거야.


내가 그린 풍경도
그렇게 함께 사라진다는 것이.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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