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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승빈 Jan 06. 2021

말을 많이 한 날은.

1월 6일, 여섯 번째

삼천포 항의 어선들



말을 많이 한 날은 마음이 불편하다. 그저 말을 많이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내 말로 인해 상대가 어떤 부정적 반응을 일으키지 않았을까 하는 염려.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오해라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조금 더 깊이 생각한 다음 내뱉어야 하지만, 사실해야 할 말을 미리 생각하고 말할 그 정도의 여유는 여전히 내겐 없나 보다.


말은 깊은 바다에 던져진 투망과 같다. 속에 잠겨 있을 땐 그저 아무것도 없이 잔잔하지만, 당겨 올리면 그 속엔 많은 양의 물고기도 있고, 때때로 아무것도 없을 수도 있다. 정작 두려운 건 불필요한 것들이나 쓰레기 더미가 걸려 올라와 투망을 못쓰게 만들어버리고, 수고로움을 동반할 때다. 언제 어떤 식으로 말이라는 마음속에 던져진 투망에 걸려 자기도 모르게 밖으로 나와버릴지 모르는 것이지. 그래서 말을 한다는 것은 마음속 깊은 것들을 꺼내 보이는 것과 같다.


진심이 가닿는 말은 항상 좋은 마음에서 나온다.




하루 한 장의 드로잉, 하나의 단상.

1장 1단. 여섯 번째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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