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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글을 쓰냐 물으신다면…

by 이매송이

글은 마음을 전하는 데에 가장 구체적인 방식이다. 섬세하게 알려 주고, 다정하게 주저한다. 어찌할 바 모르는 사람에게도 충분한 시간을 준다. 체념하는 심정으로 타성에 빠진 나에게 대부분의 문장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준다. 낯선 길보다 익숙하지 않는 사람을 어려워하는 나를 이해해 준다. 아무 곳에서나 사랑을 쉽게 느끼는 나에게도 괜찮다 말해준다. 사실 모르겠어서 일단 쓴다. 했었다와 한다 사이에서 나를 가눌 길 없을 때 적는다. 미안해 하지 않으려 남긴다. 방금 쓴 문장이 날 배반할 지라도, 내가 결코 감당할 수 없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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