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 달이 계속 고왔어요. 손톱 같은 모양도, 반듯한 반달도, 동그란 모습도 다 어여뻤어요. 그래서 달이 예쁘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달을 볼 때마다 당신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으면 했어요.
가끔은 아름다운 것들을 마주할 때 눈물이 나요. 대체로 자연에서 온 풍경이에요. 하수구 속에서 피어난 꽃들을 볼 때나, 떨어지는 벚꽃이 내 어깨를 스칠 때, 콘크리트 사이에서 보이는 이름 모를 식물들을 발견할 때요.
하지만 가장 절 서글프게 하는 건 밤하늘이에요. 별이 잘 보이는 날에도 말하고 싶었어요. 저 멀리 있는데도 빛이 나고 있다고, 반짝인다고 얘기하고 싶었어요.
내 콧등은 아직도 조그맣지만, 말할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크리스마스 트리는 가짜 나무가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수많은 전구 때문에 밝은 거라고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래도 전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참았어요. 웃는지 우는지 모를 표정을 하고서요.
안부는 시작일까요, 끝일까요? 살면서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는 사실만 늘어나요. 촉촉한 속눈썹을 가지고 사는 사람에게 삶은 제법 무겁고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