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황 전합니다. 저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과 관심으로 열심히 지내고 있습니다. 마음의 빚들은 천천히 갚아 나가야겠죠. 살은 많이 빠졌다가 요즘 다시 찌우고 있고, 밥도 챙겨 먹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나이가 상관 없는 나의 얼마 없는 친구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려고 해요. 그러다 보니 인생의 선배에게 제 글쓰기 여정에 대한 중요한 조언도 듣고, 누군가 함부로 판단 해서 실망 했던 제 등단 방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꿈이 책 한 권 내고 말 게 아니라 작가로서 살아가는 것임을 확인하시고 묵묵히, 꾸준히, 그러나 잘! 써야 한다는 말을 덧붙이셨습니다. 그래서 블로그에 올린 시들도 비공개로 바꾸고, 출판사에 pdf 파일을 돌린다는 계획도 없애고, 신춘문예에 모든 신문사에 넣겠다는 포부도 접었습니다. 이미 돌고 돈 원고는 매력이 없다, 잘 썼을 때 제대로 내라는 말에 다시 한번 안도 했어요. 제가 노력 하지 않는다고 가스라이팅 했던 그에게 쌍뻐큐를 날립니다. 오랜만에 본 제 사람들이 몹시 반가웠지만, 곧 떠날 그네들이 있어 조금은 슬픕니다. 새롭게 알게 된 연도 언젠가는 끝날 수 있다는 걸 압니다. 이 역시 슬픕니다. 알아도 아니 알아서 눈물이 나는 건 어쩔 수 없죠. 모든 만남은 이별이 있어야 가능하다지만 크고 작은 작별을 덤덤히 보낼 수 있는 깜냥은 제게 없나 봅니다. 확실한 게 거의 없는 세상 속에서 분명함에 안정감을 느끼는 저를 너무 바보로 보지 말아 주세요. 그래도 앞으로 글을 쓰는 일에 대해서는 여전히 무겁지만 단순한 방법으로 가려 합니다. 달리는 기차에서 내릴 수는 없지요.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전에 거세게 출발 했음을 뒤늦게 알아차렸어요. 앞으로는 겸양을 줄여도 될 것 같아요. 전 준비 되어 있습니다. 다가올 그 때를 성실 담긴 겸허함으로써 기다리겠습니다. 봄이 매우 짧았습니다. 그러나 올해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럼 된 거에요.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