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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라는 사람의 확신

by 이매송이

드디어 병원 환자 중 수면제량 1위에 등극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일을 잘 버티고 있다. 밥을 꼬박 챙겨 먹으려 노력 하고, 알약도 까먹지 않고 때에 맞춰 삼킨다. 그리고 일을 다시 구하고 있다. 다들 제발 좀 쉬라고 하는데도 그게 안 되는 사람이라서 그렇다.

직장은 짧든 길든 내가 한 것에 대한 결과값이 확실하다. 내 존재의 확신은 사랑이 아닌 이곳에서 이뤄진다. 그래서 늘 쫓기듯 살고, 최선을 다하며, 휴식을 즐기지

않는 것 같다.

사실 이번 쉼도 내 의지가 아녔다. 4월 말~ 5월 초 아이들을 가르치기로 약속된 곳이 있었다. 그러나 예정은 밀리고 덕분에(?) 강제 백수가 잠시 됐었다.

바쁘면 연애도 못한다는데, 그것도 아니다. 두 개를 모두 잡고 갈 수 있다. 누구는 아니어도 나는 그렇다.

약 기운에 자주 넘어지는데 오늘도 또 큰 피를 봤다. 온몸이 멍 투성이다. 물론 일을 시작하면 (물론 글 쓰는 데 방해가 안 되는 시간 안에서, 그 보다 짧게) 어쩔 수 없이 용량을 줄여야 한다. 또 얇고 긴 싸움이 시작된다.

그래도 한다. 꾸준히 한다. 아픈 몸을 이끌고 그래도 간다. 뒤가 아닌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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