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스런 이매송이의 일생

매일 넘어지는 삶

by 이매송이

원체도 덜렁거려 잘 부딪혀 멍이 자주 든다. 그런데 근래에는 그 수준이 아니라 넘어져 버린다. 인도가 아닌 턱이 있는 곳에서는 더 심하다.

오늘도 커피빈에 들어서는데 입구 앞에서 철퍼덕 넘어졌다. 손바닥도, 무릎도 빨갛게 물들었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퍼런 자국들 사이로 또 하나의 흔적이 남았다.

수면제 때문일 확률이 높은데, 계속 검사 받고 있는 내분비 내과에서 나오는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병원에서 수면제를 제일 많이 먹는 사람에 등극 했다고 저번에 글 쓴 적이 있다. 내 자리에 있던 분은 지금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나아져서 약을 거의 처방 받지 않는다고 선생님이 말했다. 그러니 나도 언젠가는 줄어들 것이라고 위로 했다.

둘의 공통점은 가족 문제가 커서 치료가 더뎠다는 것이었다. 허나 상대는 어머니가 천사 같으신 분이었다. (선생님은 우리 엄마를 포기 하셨다. 멀리서 각자 사는 게 낫다고, 차라리 아버지에게 희망을 걸라고 말했지만,내 마음이 어렵다.) 이 점이 다르지만 그래도 해 낼 수 있다고 선생님은 단언 했다. 나는 평생 약을 먹더라도 증상이 완화 되면 괜찮다고 선언 했고, 선생님은 내가 분명히 단약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더디지만 3년 간 분명한 변화들이 있었다고 포기 하지 말라 답변 했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인생이 재개봉 한다. 이매송이 또한 혐오스런 인생이다. 그러나 이매송이가 혐오스러운 건 아니다. 내 인생이 혐오스러운 것이다. 맑은 미소, 잦은 웃음 속에 숨겨진 내 비참함이 들키지 않길 바란다. 나는 매일 열심히 살고 있다. 남들은 겪지 않아도 될 일을 가정 안과 밖에서 너무 많이 마주했으나, 가해자와 같은 사람이 되지 않으려 노력하고, 때로는 용서 한다.

여러 폭행(성, 언어, 육체 등)으로 인해 쎄진 맷집을 농담거리로 삼는 나에게 챙겨 주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 짧은 봄이 끝나고 완연한 여름이다. 나는 더울 때 빛난다. 꼬아서 듣지 않고 타인의 다정함을 받고 싶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일은 여전히 힘들고, 거울 속 내 모습은 못생긴 맷돼지 같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그게 나인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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