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과 거지 동네

by 이매송이

한남동에서 친구가 가게를 한다. 놀러 가든, 마시러 가든, 일을 도와주러 가든 여러 번 그곳을 방문 했다. 그때마다 느낀 건 성형을 하지 않은 여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는 눈이 어두워 잘 알아보지 못 하지만, 그런 내가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레벨이었고, 심지어는 모두 같은 얼굴로 보였다. 아마 옷 입는 스타일이나 화장도 비슷해서 더 그렇게 느꼈던 것 같다. 옛날에 유행하던 성형 미인상은 전혀 아니고 다들 반짝였다.

친구에게 ‘여기에는 성형 하지 않은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것 같다. 너무 신기하다.’ 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일반 동네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보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곳에만 오면 모두가 그런 얼굴이었다. 다들 예쁘게 꾸미고 놀러 오는 지역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 광경 자체가 나에게는 새롭게 느껴졌다.

그런데 친구는 나의 의도를 파악 하지 못하고 이상한 태도로 대답했다. “성형한 게 뭐가 어때서? 이쁘면 되지 그럼 너도 성형 해!” 그래서 나는 ‘할 돈도 없고 해도 그렇게 예뻐지지 않을 것 같아서 하고 싶지 않아.’ 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그러면 성형한 사람 가지고 이래라저래라 말 하지 말라는 답이 돌아왔다.

내가 누군가를 판단 한 것도 아니고 비하 한 것도 아니고 비꼰 것도 더 더 아니었다. 그냥 이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아서 사실을 말한 거였다 . 아니, 집 주위를 돌아 다니면 이런 경험을 할 일이 없는데 그리고 한정된 곳에서 여러 사람을 보는데 기시감과 미시감이 동시에 느껴졌을 뿐이었다.

나의 설명에도 친구는 이해하지 못하고 날선 목소리로 ‘너네 동네에는 거지만 있나 보지.’ 라는 말을 남기고 우리의 대화는 끝났다. 그 말이 내게는 너무 상처였고, 이후에 그 친구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았지만 그는 그냥 웃고 넘겼다.

내가 어떻게 했어야 할까. 성형이라는 단어 자체를 꺼낸 게 문제일까. 친구의 논리대로라면,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수술을 받았고, 받고 있고, 아름다워졌으며, 쉬쉬 할 일도 아닌데 왜 그렇게 화를 냈을까? 모순 아닌가?

그는 나에게 종종 헤어 스타일이나 패션에 대해서 지적을 한다. 너무 과하다고. 그러나 그 가게의 손님들이 더 화려 하다. 이것 또한 모순이다.

멀어지고 싶지 않으니 이런 주제로는 이야기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 했다. 나에게 할머니 같다고 장난을 치는 어쩌면 진심일지도 모르는 그 발화보다 거지 동네 라는 낱말이 더 크게 다가왔다. 슬펐다. 우리 동네는 그도 살았던 동네다. 그리고 거지 동네가 절대로 아니다.

며칠 전 이야기지만 다시 떠올려 보니 여전히 슬프다. 예전보다 자주 보지만, 마음의 거리는 오히려 멀어진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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