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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해도 사랑 받을 수 있나요

by 이매송이

깜빡거리는 커서를 앞에 두고 한참을 머뭇거렸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을 때 종종 있는 일이다. 정확하게 남겨 두고 싶은데 나의 단어 하나, 조사 하나가 그 날의 마음을 상하게 할까 봐서 그렇다. 날 것 그대로 보관하려면 더 오래 생각하고 덜 적어야 한다.

그러나 요즘은 머리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손가락은 멈추고 만다. 긴 것과 빠름은 다르며, 느린 것과 멈춤 또한 다르다. 선명해진 인간이 되고 싶어 선택한 방법이 나를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다.

사실 이 모든 문장은 사랑으로부터 시작 되었다. 당췌 적당을 모르는 나는 늘상 흘러 넘치는 모양으로 끝나고 마는데, 대부분의 독은 깨져 있어 나의 열심이 소용이 없어진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고 땀을 흘리며 사랑을 퍼 나르지만 담는 속도가 빠지는 속도를 이기지 못한다.

아, 솔직하지 못 해서 글이 어려워지고 만다. 숨기고 싶은 마음에 행간을 마음대로 배치해 버렸다. 이해할 수 없는 글은 버려질 뿐이다. 내일은 조금 더 사실에 가까운 문장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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