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광이가 ‘민들레 홀씨에 불을 붙이면 화르르 탄다.‘ 고 했다. 나는 살생이냐며 반문했지만, ‘그래도 씨앗은 그대로 남아있다.’ 고 답했다. 아 어쩌면 나는 그런 생을 사는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내게 불씨를 던져도 알맹이는 남는 삶, 그래서 죽지 않고 계속 살아나가는 사람. 괴롭지만 어쩌면 본체는 아름다운 게 나라면 여러 고통도 기꺼이 조금 더 견뎌낼 수 있겠다고도 느꼈다. 부는 바람에 날리지만 어디서든 뿌리를 내리는 나라면 해피엔딩을 꿈꿀 수 있겠다. 또 한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