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글을 씁니다. 아둥바둥 거리는 내 모습을 버리고 싶어 씁니다. 심장을 쪼여 오는 그 느낌이 싫어 씁니다. 노련하지 못 한 내 모습에 질려 씁니다. 허방만 찾고 걷는 나를 비웃으며 씁니다. 어찌할 바 모르고 숨 쉬는 법을 잊은 나를 위해 씁니다. 등허리가 찢겨져 나갈 만큼 고통스러워 씁니다. 잔뜩 젖은 볼과 턱을 위로 하고 씁니다.
펑펑 내리는 날에 현관문을 열어 놓고 맨발로 당신을 기다리며 씁니다.
이매송이의 방 / 소설가는 사람에 대해서만 쓴다./ 제가 쓴 글만 올려요. / 시를 씁니다. / 그럼, 또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