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말하기 싫지만 더이상 도망갈 구멍이 없는 상황) 글 써요. 무슨 글이요? 소설? 시? 아니면 뭐 시나리오? 그냥 글이요… 소설만 썼는데요… 시는 천재만 쓴다고 생각해서요… 요즘은 시가 좋더라고요. 제 소설는 시 같고, 또 시는 소설 같아서 뭔지 모르겠어요 사실… 몰라요 그냥 이거 아니면 안 될 거 같아서요. 아주 예전에 선생님이 칭찬해 주셨거든요, 그만 두고 싶을 때는 작품 열 편 쓰고 포기하라고… 그게 무슨 말인지 이제 알 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아무도 상처 받지 않을 글을 쓰려니 매번 막막하더라고요. 착한 척 하는 게 아니라 제가 소심한가봐요. 합평 때는 자주 분해서 집 가는 길에 울기도 하고요… 내가 표현 못한 이야기를 누군가 알아 주면 기뻐서 웃기도 하고요… 저요? 10년 동안 돈 벌었죠. 전 비빌 언덕이 없거든요. 근데 핑계예요, 사실… 쓰는 둥 마난 둥… 발 하나 담구고 마치 내가 문학을 하는 마냥… 요즘 유행하는 말로 추앙했을 뿐인데… 근데 막 어느 순간 질투가 나더라고요… 나도 쓸 수 있는데 할 수 있는데 하고 싶은데 쓰고 싶은데… 나 이거 아니면 안 될 것 같은데… 그래서 지금 여기에 온 거에요. 그냥 하다 보면 언젠가는 될 거라는 작은 자신 정도는 생겼나보죠. 이런 절 일깨워 준 친구 둘이 있어요… 덕분에 자본주의의 바닥을 기며 살지만 나름 행복한 선택을 하게 한 그런 자들이에요… 근데 모두 떠났어요… 내 마음을 다 아는 자들은 그 둘인데 저 멀리 가버렸어요… 나는 혼자 남아서 써야 해요. 어떻게든 써야 해요. 죽고 싶을 때는 많아요… 근데 살고 싶기도 해요… 외로움에 죽는 것 보다 못 쓰고 떠나는 게 아주 조금 더 괴로워서 남아 있어요…. 저는요 문학을 사랑해요. 저를 살게 한 사람은 많지만, 이렇게 꾸준히 옆에 있는 건 얘 뿐이에요…. 날 온전히 수용해 줄 사람은 책 안이나 내가 쓸 글에만 있는 걸까요…. 그런데요 따지지 말아 주세요… 저는 멋도 없고 그냥 써요… 모르겠어요… 쓰는 게 좋아요… 밥 먹는 것 보다 좋아요… 그냥 오늘은 말하고 싶었어요. 어차피 인스타나 블로그에 있는 글을 누가 읽긴 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