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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 하면서 본 바콜로드...

뛰는 걸 좋아하는 나는 새로운 곳에서 뛸 수 있다는 설렘이 매우 컸다. 


Canlaon이라는 아직도 활동하고 있는 활화산에서 트레일 러닝도 하고 싶었지만, 짐이 너무 많아 트레일러닝은 포기하고 로드러닝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다시 여기 언제 와보나. 한 번 뛰어볼걸...' 하는 아쉬움이 남긴 한다.  


우선 바콜로드는 러너들에게는 매우 불친절한 곳이다. 

대부분의 거리에 인도와 차도가 구분이 되어 있지 않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구분이 안되어 있다.  

다만 도로가 잘 포장되어 있는 곳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자동차 + 지프니 + 트라이씨클까지 다양한 운송 수단이 거리를 활보하기 때문에 이동하는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는 않아 보이는 부분이 한편으로 안심되는 부분이다. 혹 사고 나면... 죽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차도와 인도가 구분이 안되어 있어 최소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차량 이동방향 반대편으로 차가 오는 모습을 보고 러닝을 시작했다. 러닝을 시작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불편한 요소들이 슬슬 날 괴롭히게 시작했다. 


날씨.... 1년 내내 여름인 이곳은 예상은 했었지만 습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아 후덥지근하고 찐득찐득하진 않았다. 하지만... 햇살이 너무 뜨거워 못해 살이 애린느낌?

표현이 좀 거칠지만 한국에서 느껴보지 못한 햇살이다. 

내가 졌다. 낮에는 뛰지 않는 걸로. 


매연.... 이곳 사람들의 발이 되어주는 우리나라 버스 같은 지프니 

우리나라의 경우 정기적인 차량감사를 통해 차량 배기가스가 초과될 수 즉각적인 수리 및 조치하지 않을 경우 벌금이 부과되는데, 여긴 단언컨대 차량검사 안 한다. 

주변에 공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미세먼지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매연이 정말 상상 이상이다. 

지프니나 오래된 승용차가 옆을 지나가기라도 하면... 검은 연기가 내 폐 깊숙한 곳까지 들어오는 걸 느낀다. 

얼굴과 내 피부는 매연 때문에 따꼼따꼼하고... 

건강하기 위해서 러닝 하다가 건강이 더 나빠질 수도 있겠는데.... ㅎㅎ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도와 차도가 구분이 안되어 있는 부분이 조금 불편하긴 하다. 


그렇지만, 

난 오늘도 뛴다. 


한국에서는 보통 러닝을 하면 10km 이상 뛰고 기분이 좋다 하면 15km 내외를 달렸다. 한 달 평균 100km 이상은 꾸준히 달렸지만 내 뱃살은 날 떠나질 않았는데, 

이곳에서는 보통 5~7km 정도 뛰고 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 더 뛰기도 힘든데 배가 쏙~~~ 들어갔다.

배에 부끄럽다는 듯이 王 모습을 나타 냈다. 


많이 뛰는 것보다, 자주 뛰는 게 몸의 변화를 확실히 가져온 걸 느낀다. 

저녁에 마땅히 할 것도 없어 매일 맥주를 마셨는데 놀랍다. 


 새로운 풍경들, 새로운 사람들 

손 흔들어 인사해 주는 사람들... 소소한 경험들이 좋고 정겹다. 


오늘 저녁도 맥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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