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의 발견

by 오로롱도로롱

연애란 젊은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어보고, 겪지 못하더라도, 숱한 주변의 경험담과 미디어에 비친 모습으로 간접 경험해봤을 것이다. 자고로 연애란 모든 사람이 한번씩은 거쳐가는 관문과도 같기 때문에 세상엔 다양한 연애관과 그 연애관들의 중첩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연애 경험이 존재하게 된다.

본 글은 이러한 연애의 다양성을 조금은 배제하고 연애관계, 즉 연인관계가 생성되는 "보편적"인 기전에 대해 알아보고자 이뤄진 필자의 고찰을 담고 있다. 따라서 논리적인 면에서 심한 비약과 생략이 이뤄질 수 있으니, 이는 차치하고 잠깐 웃고, 조금의 생각할거리를 가져가면 필자는 더할나위없이 만족할 것이다.


일련의 이야기는 한가지 의문으로부터 시작한다. "연인과 친구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이 대답 역시 아주 다양하게 나올 수 있다. 혹자는 더욱 깊은 감정의 교류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고 다른 누구는, 일상의 공유 정도, 스킨쉽의 가능 여부 등으로 말할 것이다. 필자는 확인 가능하고 객관적인 기준을 찾아 헤맸으므로 스킨쉽의 가능여부가 가장 그럴듯한 대답이었다. 연인보다도 더 감정의 교류가 활발한 친구도 있고, 일상의 공유역시 동성친구에게 더 오픈할 수 있는 거리가 많은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킨쉽이라면(물론 수위에 따라 다르지만) 대다수 연인간에서만 행해지는(혹은 허락되는) 경우가 보편적이라고 생각했고, 이것이 연인과 친구를 가르는 기준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은 최근의 개방적인 성문화의 확산과 미국에서는 무려 2011년도에 개봉된 영화에서도 비춰지는 프렌드윗베니핏(이하'FWB')와 같은 전통적인 연애관에선 용인되지 않은 관계들이 속속들이 생겨나면서 '보편적 기준'의 자리를 위협받게 되었다. 친구와 스킨쉽을 한다고 그것이 연인이 되는 것이 아니며, 연인간 스킨쉽이 전혀 없다고 해서 친구가 되지 않는 것처럼 무언가 좀더 보편타당한 기준을 찾고 싶어진 것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내가 내린 보편적 기준은 '타 이성과의 만남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는 당위성의 소유 여부'이다. 여기에서 만남은 타 이성과의 단순한 만남과 더불어 스킨쉽 같은 것을 포함하며 흔히 말하는 '정조의 의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저 무지막지하게 연결된 한자어를 짧게 줄이자면 '구속의 가능성'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친구의 경우에는 스킨쉽을 하건, 감정의 교류를 하건 여타 이성을 만나는 것을 구속할 당위성이 없다. 구속을 하면 '니가 내 연인이라도 돼?' 와 같은 물음을 듣기 십상일 것이다. 하지만 연인이라면 적어도 자제를 부탁하는 것에 큰 당위성을 가지며, 스킨쉽의 경우에는 꽤나 강하게 구속할 권리를 가진다.


즉, 연인은 친구의 관계에서 구속성을 하나 더한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또 하나의 의문이 생긴다. 구속은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요소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생략하겠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친구로 지내면 되지, 굳이 연인을 택하면서 구속받을 가능성을 얻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은 나역시 상대방을 구속하고 싶기 때문이다. 본인도 상대방이 타 이성과 만남을 갖거나 스킨쉽을 하는 것에 반감을 느끼기 때문에 상대방을 구속시키기 위해 내가 구속받는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이다. 따라서 연인간의 관계는 친구+상호구속으로 이어지며, 이러한 상호구속안에는 '소유욕'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마침내 소유욕, 구속의 당위로 이어지는 과정이 연애관계가 탄생하는 기전이라는 것을 보았다. 이것의 강도가 세진 것이 결혼이 될 것이며, 이것의 강도가 약한 것이 친구관계가 될 것이다. 즉 친구관계에서 연인관계로 발전하는 것은 소유욕이 일정한 역치를 넘어갈 때 이루어지고, 연인관계에서 일정한 역치를 넘어갈 때 결혼관계로 이어지는 관계의 3단계 모형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소유욕의 역치랄 것이 사람마다 저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소유욕이 낮은 사람은 관계변환 역치가 굉장히 높기 때문에 여간해서 '주도적'으로 연인을 만들기 쉽지 않다. 우스겟소리지만 스님과 수녀님같은 종교인은 소유욕이 상당히 낮기 때문에 연인관계와 결혼관계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고 할수도 있겠다.


이제 이야기는 끝났다. 자신이 연인을 만들고자 할 때는 자신의 소유욕을 먼저 점검해보길 바란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변에 그러한 소유욕의 역치를 넘은 상대방이 있는지 살펴보아라. 없다면 그와는 친구로 지내는 편이 대부분 경우 우월전략이다. 끝으로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웃자고 하는 이야기이다. 실제 연인관계엔 다양한 요소가 작용할 것이다. 경제학처럼 단 하나의 변수만 남기고 모두 지워버렸기에 명쾌한 결론이 나오는 것이니, 결론에 동감하지 못한다면 모두 잊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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