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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롱도로롱 Feb 16. 2023

취향껏 가수 추천하기 - 정우.

사람의 말을 하는 괴꼬리.


 자신의 취향을 나누는 일은 아주 즐겁다. 나는 거의 추천 병에 걸린 것처럼 책, 영화, 음악에서 나의 취향에 따라 선정한 좋은 것들은 남에게 자주 추천하곤 한다. 하지만 이 취향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달라서, 나에게 좋은 것이 남에겐 별로일 수도 그 반대일 수도 있다. 때문에 신나서 추천했지만 상대방이 떨떠름한 반응을 보인다면 조금은 서운하지만 이내 나의 무례함을 떠올리곤 한다. 그래서 이번엔 아주 정갈한 글을 통해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우주대스타 세계최강 미인 인디가수) "정우"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한다. 


 나무위키에서 정우에 대한 첫 문장은 "맑은 보이스와 섬세하고 서정적인 작사 능력이 돋보이는 정통 포크송 뮤지션"이라고 하고 있다. 이것은 들어보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인데, 살면서 간접흡연도 결코 안 해보았을 것 같은 괴꼬리 같은 목소리와 노래를 듣다 보면 이게 슬픈 건지 행복한 건지 헷갈려지는 멜로디와 가사는 가히 천재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무려 "포크"다. EDM과 랩, 아이돌들의 화려한 춤이 난무하는 오늘날의 가요계에 "포크"를 하는 가수는 천연기념물이나 다름없다. 그녀의 귀여운 외모(이게 진짜 한몫한다.)에 커다란 통기타를 맨 모습을 보면, '난 포크송을 좋아했던 거야...'라며 포크의 매력에 빠질지도 모른다. 

 숨도 쉬지 않고 칭찬만 늘어놓으니 사람들이 공감을 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니 아래의 영상을 보고 방금까지 필자가 나열했던 것들이 필자의 생각이 아니라 그저 장면에 대한 묘사였음을 알아주길 바란다. 

그녀의 귀여운 얼굴과 커다란 통기타.


https://youtu.be/dOQhvvNHAFk



 영상에서 부르는 노래는 '나에게서 당신에게'라는 노래다. 필자가 정우에게 입문한 곡이기도 하다. 아주 밝고 경쾌한 멜로디에 맑은 목소리라 마치 동요를 연상시키는 발랄함이 있다. 하지만 가사만 보면 어쩐지 서늘해지는 면이 있다. 


"나는 구름의 강으로 가노니"

"아 나의 그리울 날들, 이젠 여기 두고 가네"

"남은 말은 바람에 속삭이세요"


 곱씹어보면 마치 죽음을 연상시키는 가사들이다. 하지만 이 죽음은 무언가 슬프다기보단 정말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 웃으며 이별하는? 그런 독특한 감성이었던 것 같다. 잘은 모르지만 '천 개의 바람이 되어'와 비슷하게 세상을 떠나는 주제인데, 더 밝은 감성으로 부르는 느낌이다. 이런 멜로디와 가사의 대비가 아주 내 취향에 맞았고 또한 그녀의 맑은 목소리는 이를 더 돋보이게 하는 것 같다.


 '나에게서 당신에게'곡뿐 아니라 다른 노래들을 들어봐도 가사가 아주 서정적이고, 섬세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또 포크송의 특징상 대부분 통기타 반주로 진행되기에 마음이 '편안~'해지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아주 신나고 귀를 강하게 자극해 주는 마라탕 같은 오늘날 노래에 조금은 피곤함을 느낀 사람이 있다면, "정우"의 간을 조금 줄인 곰국 같은 포크송을 들어본다면 분명 새로운 자극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 이 글을 지금 쓰느냐 하면 이번에 정우의 신곡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가수의 유일한 단점은 곡을 자주 안 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는 것마다 좋아서 고급 레스토랑처럼 침 흘리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 이번 신곡도 역시 말도 안 되게 좋다. 중간에 내레이션이 꽤 긴데, 실험적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내레이션을 잘 들어야 그 뒤에 나오는 부분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그러니 조금 당혹스럽더라도 잘 들어보아야 한다. 또한 신기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유튜브에 검색해 보면 라이브마다 내레이션의 가사가 다르다. 이것 또한 노래의 매력이 될 것이다.


https://youtu.be/F8-OZI207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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