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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로롱도로롱 May 09. 2024

제 2회 스피드 백일장

#나무


나는 나무다.

바람에 쉼없이 흔들리며

떨어진 잎새를 아쉬워하고

나름의 가지를 뻗어보지만

두터운 뿌리때문에

한발자국도 앞으로 가지 않는다


꿈은 바람이다.

꿈은 지금의 나를 흔들고

나를 뽑을 듯이 거세고

잠들게 할만큼 안온하다 


나무는 바람이 무섭다. 

더 나은 곳을 일러주는 바람이 무섭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바람이 무섭다

움직이지 않는 나무는 귀를 막아야한다


나는 꿈이 무섭다. 

나무가 가보지 않은 땅을 부러워하듯

이뤄보지 않은 꿈이 무섭다.

나의 뿌리는 점점 더 깊어 가는데

볕드는 땅이 있다고 속삭이는 

바람이 전해주는 이야기가 들린다.


# 소행성


나를 움직이는건 팔할이 관성이다.

태초의 폭발을 위해 노력했던 시간은 멀어지고

폭발의 여파로 끝없는 우주로 날아간다

같이 있던 별들은 저마다 흩어지고

내 몸은 차갑고 딱딱하게 굳어간다.

더이상 빛나지 않는 캄캄한 우주까지

소리도 별도 없는 無의 바다로 날아가는 소행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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