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야기를 하는 것은.
이 이야기는 충주시 노은면에 위치한 A 학생의 집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남학생들은 모두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시골에 사는 친구의 집으로 떠났습니다. 낮엔 계곡에서 놀고 밤엔 술을 마시며 논 후 두 방으로 나뉘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제 방엔 B, C 등의 친구들이 있었는데 무서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B의 무서운 이야기는 지금은 철거가 되어 보건소가 들어온 '구 충주 의료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B의 친구들은 고등학생이지만 술을 종종 마셨는데 철거가 되던 의료원이 아지트였습니다. 친구들은 술을 마시기 전 담력테스트 명목으로 수술실, 병동 등등 병원 곳곳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술을 마시고 집으로 걸어가는 길에 찍힌 사진들을 보며 귀신을 찾아보는 것이 일상이었습니다.
그날도 역시 사진을 찍고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던 찰나 어느 사진에서 순간 몸이 굳고 주저앉게 되었습니다. 아직 사진을 쳐다보지도 않았는데 넘긴 순간 한기가 느껴졌고, 정신을 차려 찬찬히 사진을 살펴보니 창문이 뚫린 곳(유리는 이미 깨져 없고)에 웃는 여자의 얼굴이 있었습니다.(연기처럼 하얀 얼굴이었습니다.) 당연히 그런 여자는 본 적도 없고, 뭐 간간히 노숙자들이 있긴 해도 그런 여자는 본 적이 없었습니다. B는 그만 혼절할 것 같아 누나를 불러 집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사진을 심령 카페 등에 올렸고, 귀신사진으로 인정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 후 드라이브에서 그 사진을 보고 모두 경악을 하며, 무서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한 친구가 창문을 좀 닫고 오자는 말을 하여 저는 창문으로 몸을 옮겼습니다. 그리고 창을 닫는 순간 창에 찍힌 수많은 손자국을 보았습니다.(흰 얼룩 같은) 한두 개가 아니라 몇십 개는 되어 보이는데 손을 대 보니 저보다 훨씬 컸고, 반대로 찍혀있었습니다. 즉 안에서 밖으로 찍은 것이 아니라 밖에서 안으로 찍은 것이었습니다. 전 바로 소리를 지르며 이불속으로 들어왔고 친구들에게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다들 거짓말하지 말라 하지만 무서워 다가가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 상황을 전혀 모르는 다른 방 친구 A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A가 들어오자 우리는 창문을 닫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A와 함께 창문을 닫으러 간 우리는 다시금 그 손자국을 마주했습니다. A는 손자국에 손을 대 봤고, 자신 손보다도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집에 있는 모든 친구들, A의 아버지도 A이보다 손이 크지 않았습니다. 창문을 열어젖혔지만 그 밑에는 농사를 지을 때 쓰는 쇠 말뚝이 잔뜩 싸여있고 사람이 서서 창에 손을 찍기는 어려워 보였습니다. 굳이 그럴 이유도 없고요.
전 그래서 귀신 이야기를 하면 귀신들이 모여든다는 말을 믿습니다. 다행히 창문에 손자국을 내어 자신의 존재를 밝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을지 모르지만요. 읽고 있는 당신의 창에도 손 모양 김이 서릴 수도 있습니다. 그때도 오늘 같은 여름이었으니까요.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