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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짓기 1 [ 제목 : 회색빛 발자국 ]

시쓰는 사람

by 황성민



회색빛 발자국 / 황성민

회색 하늘 아래 흐릿한 발자국과

지나간 시간들이 담긴 낡은 붉은색 벽돌들

비에 젖은 거리는

말없이 반짝거리고

살 끝으로 스치는 바람 속에는

이름 모를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있네.

바쁜 걸음에 묻힌 미소의 흔적들과

창가에 걸린 바람은 조용히 머물다 가고,

고독한 가로등 불빛 아래에

어디선가 흐르는 낮은 멜로디가 흐르네.

그러다 문득

벽 틈 사이로 보이는 햇살과

골목 어귀에 피어난 이름 없는 꽃 한 송이

그곳에 멈춰 선 순간,

슬며시 퍼지는 향기와

그리고 찾아온 조용한 위로.

깊어지는 밤 속 도시의 속삭임에

흐릿한 꿈 하나가 조용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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