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없이 먹지 말자.

사찰음식, 선재 스님 책을 보고.

by 저먼해

책 한 권을 읽으면 그 안에서 마음에 새길 수 있는 한 문장만 길러 내라는 글을 종종 보고는 했다.

요즈음 읽는 책 중, 선재 스님의 <당신은 무엇을 먹고사십니까>가 있다.


어젯밤 잠들기 전에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많이 먹으려 말고, 맛있는 것만 골라 먹으려 말고, 생각 없이 먹지 말자."

세 가지 당부 사항 중 마음에 와닿은 내용은 마지막, "생각 없이 먹지 말자."였다.

아무 생각 없이 주변에 보이는 음식을 먹기도 하고, 습관적으로 먹기도 하는데 생각을 갖고 먹으려면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려 할 테고 필요하지 않은 음식을 먹지 않을 것 같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기보다 몸에 나쁜 음식을 먹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기 어렵다. 그래도 한 번, 두 번이라도 실행을 하려고 하다 보면 그만큼 몸에 나쁜 음식을 덜먹게 되지 않을까.



아침마다 커피를 마신다. 과일과 견과류를 넣은 요구르트를 먹고, 통곡물 빵과 커피.

남편은 빵 대신 계란과 간 콩을 마시는데 나는 아침마다 맛있는 빵을 포기할 수 없다. 빵이 있으면 커피는 자연스레 따라온다. 그냥 마시는 커피보다 케이크나 빵과 함께 마시는 커피는 일품이다.

커피를 머그잔에 가득 마시고 나면 점심시간 전에 갑자기 허기가 느껴질 때가 있다. 커피가 주는 느낌이다.


점심 먹고 난 포만감을 해결하는 데 커피는 한몫을 한다. 자연스럽게 식후 앉게 되는 부작용도 따라온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나면 커피 생각이 덜 난다. 어쩌면 바로 일어나기 싫어 커피를 찾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차는 사람을 만드는 약이죠. 누구든지 차를 마시면 참사람이 될 수 있어요. 옛날에는 차를 바르게 마시는 사람을 '다인'이라 하여 군자와 성인과 같은 자리로 대했어요. 누구든 차를 자주 마시면, 아름다운 습관을 몸에 익히고 자비로운 마음가짐으로 지혜로운 삶을 살려고 노력하게 되지요."


아침에 이 문구가 갑자기 눈에 훅 하고 들어온다.

'커피를 일주일만 끊어봐?'

고등학교를 졸업하며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으니 30년이 넘었다. 완전히 끊겠다고는 못하겠고..

일주일은 안 마실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마시는 커피, 내가 안 마실 수도 있다.

술 끊는 사람, 담배 끊는 사람들도 몸에서 받지 않으니 어느 순간 끊는다. 어쩌면 커피를 좀 적게 마시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내 몸에 달가운 음식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일주일만 커피를 끊어 보자. 이렇게 쓰고 나면 실행할 수 있을 것 같다.

커피가 뭐라고 일주일 안 마시는데 이렇게 글로 선언을 하는지 모르겠다만..

실행에 도움이 될 것 같다.


"대표적인 정적인 음식이 차다. 고대 중국, 신농씨의 <식경>에는 '차를 오랫동안 마시면, 사람이 힘이 생기고 즐거운 뜻을 얻는다'라고 쓰여 있다. 차의 가치와 성분은 과학적으로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커피를 안 마시는겠다는 선언은, 몸에 좋은 차를 마시겠다는 의지가 아니라, 습관이 된 내 행동을 스스로 조절해 보자는 의지의 발현이다. 아주 작은 실행이겠지만 노력이 필요한 실행이다. 마음 먹었으니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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