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생활 체육 골프

골프장 선수 참여기.

by 저먼해

올해로 골프 10년 차. Mannschaft, 골프장 팀 선수로 참여한지 올해로 4년 차이다.

독일 축구 리그가 촘촘히 있듯 생활체육 골프도 이 지역에 6부 리그까지 있고, 매년 6팀이 리그전을 한다.

1부 리그에서 2팀이 도 대회에 나가고, 도 대표로 선발된 2팀이 전국 대회에 나갈 수 있다.

우리 골프장에는 성별, 나이별, 14개의 팀이 구성되어 있다.

나는 나이 제한 없는 여자 경기와 30살 이상이 참여할 수 있는 경기에 참가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 함께 모여 연습을 한다. 트레이너가 한 시간 동안 함께하며 스윙을 봐주기도 하고, 라운딩을 같이 할 때도 있다. 여름에는 골프장에서 하지만 겨울에는 실내 연습장에서 해왔다.


몇 주 전, 트레이너가 운영하는 실내 연습장 말고 우리 골프장 체육관에 만들어 놓은 실내연습장에서 트레이닝을 하는 것은 어떤지에 대한 설문 조사가 있었다. 올해 예산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설명을 듣고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자체 연습장에서 하자고 했다.


겨울에는 실내에서 하려면 답답하기는 하지만, 컴퓨터를 보며 할 수 있으니 장점이 있다. 트레이너의 사소한 지적이 신비로운 결과를 만들어 내기도 하니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앞으로 한두 달은 트레이너가 없다.


자체 연습 첫 주.

트랙맨이라는 컴퓨터를 설치해 멀리 치는 연습을 하고, 퍼트와 어프로치를 각자 알아서 연습을 한다.

40년 우리 팀 최고 경력자가 자신의 노하우를 알려 준다. 어느새 대부분 사람들이 그녀의 말대로 연습을 하고 있다.

한 시간을 이렇게 각자 흩어져 연습을 하고 스크린 경기 시작. 여섯 명이서 두 군데로 나눠 연습 경기를 했다. 한국 스크린 골프처럼 정교하지 않다. 퍼트는 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 그냥 가까이 붙이기만 하면 알아서 계산해 준다.


공이 너무 뜨면 쳐 놓은 천 사이로 공이 없어지기도 하고, 설치해 놓은 컴퓨터에 에러가 뜨기도 했다.

함께 공을 찾겠다고 긴 채를 이용해 그물을 뒤적거리기도 하고, 그래도 못 찾은 공은 목마를 타고 올라가 공을 꺼내왔다.


저녁 7시부터 시작한 트레이닝이 9시를 넘겼는데도 집에 갈 생각을 안 한다.

3홀만 한다고 했는데 계속 이어지는 경기.

한 명이 가겠다고 나섰다. 나도 따라나섰는데.. 다른 사람들은 경기를 이어간다.

다행히 우리가 마지막이라 다음 예약자가 없었다.




만샤프트(팀)에서 경기를 함께 할 때도 종종 느낀다.

도대체 이 사람들 뭐지?

나도 골프를 엄청 좋아하지만, 골프를 향한 열정이, 아니 사랑이 대단하다.


좋아하는 것을 함께 하며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서로 발전할 수 있도록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자체적으로 캡틴을 뽑고, 캡틴은 작년에 팀 유니폼을 지원했다.

먼 골프장에서 원정 경기를 해야 하면 2박 3일, 자비로 참여한다.

휴가도 경기가 있는 날은 피해 잡는다.

우리 골프장 최강팀 여자 50세 이상 그룹은 매년 3월 스페인으로 일주일 훈련 겸 골프 여행을 떠난다.

의사, 약사, 세무사, 경찰, 회사원, 국가대표 육상 코치..직업도 다양하다.

작년 전국 골프대회 참여를 위해, 세계 육상 대회에 독일 국가대표 육상 코치로 도쿄에 갔던 팀원은 조기 귀국해 함부르크로 날아 왔다.



좋아하는 취미를 일상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과 그 안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함께 공유한다.

같은 취미를 진심으로 즐기는 이들과 함께하는 것도, 그런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좋아하는 뭔가가 있고, 그걸 꾸준히 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가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나를 즐겁게 하는 뭔가를 발견한다는 것은 세상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어쩌면 습관적으로 하는 매일의 일상을 아주 조금씩이라도 좋아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골프를 함께 하며, 그들에게 배운다.

좋아하는 취미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방법을.

그로 인해 삶을 윤택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지난 3년 함께 했던 그 시간을 되돌아보니 반짝이는 시간들이었고, 앞으로의 시간 또한 그럴 것이다.

나도 함께하는 누군가에게 빛나는 순간이 되어 줄 수 있다면 내 인생에 풍요로움을 더할 수 있을 것 같다.


올 시즌이 벌써 기대된다.

현재 핸디캡 11.3

올해 목표는 9.9 싱글 핸디캡이다.

매년 조금씩 줄여 나갔듯이 올해도 할 수 있다.

가즈아!!!

IMG_8162.HEIC 2025년 9월 함부르크 활켄슈타인 골프장에서 개최된 독일 전국대회 18번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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