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일상, 봄맞이.
봄빛이 잠시 맛보기로 얼굴을 보여 줬다. 오늘 최고 기온 18도. 오랫동안 지속된 잿빛 하늘, 원래 하늘은 이런 줄만 알았던 축축한 하늘은 다 어디로 가고 구름 한 점 없는 따뜻한 햇볕이 세상 구석구석을 비춰줬다.
한산하기만 하던 동네 숲길에 운동 삼아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많다. 놀이터에도 아이들이 가벼운 차림으로 놀고 있다.
나도 올 들어 처음으로 마당에 빨래를 널었다. 봄볕에 말라가는 빨래가 내 마음까지 봄으로 물들여놓는 듯하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올 때, 이제 한두 달이면 햇빛이 나오겠거니 이제 밝아질 날만 남았다 싶었는데 두 달이 금세 흘렀다.며칠 전만 해도 먹색이던 나무가 노란색으로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이젠 곧 다른 나무에서도 연둣빛 새순이 나오겠지.매화나무가 분홍빛을 내밀면 몇 년 전부터 나를 괴롭히던 알레르기가 기승을 부리겠지만 그래도 봄이 좋다.
젊을 때는 이맘때 물 멍하러 속초 해수욕장을 자주 찾았었는데.. 바다가 터미널과 가까이에 있어 뚜벅이가 쉽게 갈 수 있는 바다였다. 지금도 속초 그 바다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겠지.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날씨가 봄으로 치장 중이다.
나도 봄 준비를 해야지. 언제부터인가 봄맞이는 알레르기 약을 사는 것부터 시작된 듯하다.
구름 뒤에 숨겨진 맑은 하늘을 자주 잊고 산다. 햇볕이 없다고 오늘 해가 뜨지 않은 것은 아닐 텐데..
매일 11가지의 루틴을 기록한다.
매일 다 못하는 날이 더 많다. 그래도 기록을 하니 하나라도 더 하려고 기를 쓴다.
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싶지만, 이런 깃털 같은 날들을 쌓아가다 보면 뭐가 되기는 되겠지..
오랜만에 찾아온 봄 날씨를 앞두고 오늘을 뭘로 채울까 마음만 바쁘다 결국은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냈다.
"사소한 일을 위대하게 하라."
<밤과 나침판>, 하와이 대저택
오늘도 이렇게 걷고, 기록을 남긴다.
벽돌 하나는 작고 평범해 보이지만, 수백 개가 모이면 견고한 벽이 되고, 집이 됩니다. 오늘 누군가에게 따뜻한 말을 건넨 것, 책 한 페이지를 읽은 것, 운동화 끈을 묶고 10분을 달린 것, 이런 사소한 일들이 쌓여 집을 짓는 겁니다.
<생각의 연금술>, 제임스 알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