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사랑
우리가 보는 은하는 사실 수십억 년 전의 모습이다. 은하의 빛이 우리에게 도달하기까지, 수십억 광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닿는 빛은, 이미 아득한 시간을 건너온 과거의 빛이다. 그럼에도 그 과거는 우리의 현재를 빛내준다.
별의 입장에서 보면,
먼 미래의 어떤 생명체가 자신을 발견하고, 관찰하고, 사랑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우리가 보고 있는 현재란 서로 다른 시간들이 흘러와 겹쳐진 한 순간일 수도 있겠다.
사랑도 그러하다.
현재 그를 만났지만 결국엔 10살의 그를, 20살의 그를, 그리고 언젠간 60살이 될 그를 사랑하고 있는 거 아닐까? 어쩌면 그 오랜 시간 동안 나는 그를 향해, 그는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던 거 아닐까. 힘든 시간을 버티고, 견디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미래에서 건너온 그의 사랑 덕분이었을지도 모른다.
사랑은, 어쩌면, 시공간을 뛰어넘어 서로에게 닿는 빛과 같은 것일 수도.
곁에 아무도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에도, 혹은 지독한 고독이 밀려올 때도, 어쩌면 미래의 누군가가, 혹은 과거의 누군가가 당신을 향해 조용히 빛을 비추고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설령 사랑했던 존재가 이제는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있더라도, 그 존재는 여전히 우리의 영혼 속에서 사랑으로 일렁거린다. 언젠가 우리가 이해하는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넘어 또 다른 차원 어딘가에서 우리는 반드시 다시 만나게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