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초 덕분에 사랑을 맛보았다

사랑은 번거로움을 기꺼이 자처하는 마음

by 나몽


나는 자타공인 ‘대문자 민초파’다.

나름 여러 브랜드의 민초 아이스크림을 섭렵하며, 나의 맛을 찾아 헤매다 비로소 정착한 곳이 하겐다즈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민초는 시즌메뉴였고, 어느 날부터 그 어느 편의점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날부터 나는 툭하면 민초 노래를 불렀다. “하겐다즈 민초 먹고 싶다”라는 말을 한 쉰 번쯤 들었을까. 발렌타인데이 무렵, 오빠는 사고를 쳤다. 그 민트초코를 직접 만들어버린 것이다.


며칠이나 레시피를 고민했다고 한다. 혼자 자취방 주방에서 코코넛 오일과 초콜릿을 녹이고, 생바질을 직접 다듬고 자르고, 그 외에도 복잡한 절차에 대해서 조잘조잘 설명해 주었지만, 복잡해서 대부분 까먹었다. 대신, 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오빠의 뒷모습을 생각하니 감동적이면서도 귀여웠다.


그렇게 탄생한 민초 아이스크림은 내가 그리워하던 맛, 그 이상의 맛이었다. 노래를 부른다고 정말 먹게 될 줄은 몰랐다.


사랑은 고독할 수도, 번거로울 수도 있는 그 수고로움을 기꺼이 자처하는 건가 보다. 민초 덕분에 이런 사랑을 맛볼 수 있다니, 내가 괜히 민초를 좋아하는 게 아니었나 보다.


비록 하겐다즈 민초의 시즌은 끝났지만,

나에겐 가장 달콤한 시즌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시즌메뉴는

이름하여, 사랑에 듬뿍 빠진 민초.

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