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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하안 Sep 20. 2022

FOMO 증후군 대신 JOMO

그런 날도 있는 겁니다.

으레 그렇듯 출근을 위해 6시에 힘겹게 눈을 떴습니다.

씻고 출근 준비를 하면서 오늘의 스케줄을 떠올리고 큰 틀을 그렸습니다.


평소와 달라진 게 있다면 꽤나 쌀쌀해진 날씨에 어깨를 움츠린 뒤 온수에 몸을 지졌다는 것입니다.


간밤에 내린 이슬비 때문인지 눅눅한 습기와 비 냄새를 머금고 있는 지하철 열차에 탑승한 뒤 오늘의 스케줄을 다시 한번 쪼개고 세우며 검증을 했습니다.


여느 직장인들과 같이 9 to 6 근무를 하고,

회사 옆 할리스에 가서 공부를 합니다.

공부하는 분야는 매일 달라지는데 요즘은 새로운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2시까지 공부를 하고 한 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동네 헬스장에 도착합니다.

한 시간 반 가량 운동을 하고 집에 가면 새벽 한 시


주말이라고 예외는 없습니다.


이런 생활을 한지 꽤나 오래됐습니다.

알코올은 필요 없어도 카페인과 니코틴 없이는 하루가 힘든 사람


평소처럼 공부를 하는데 괜스레 서러워지는 것이 목이 막혀왔습니다.


유난히도 낯설고 어려운 분야였기 때문인지

많은 걸 다 완벽하게 해내려고 하는 내가 버거웠던 것인지

아니면 요 근래 코에 바람 좀 넣었다고 새삼스럽게 적응이 안 되는 것인지


이유가 될만한 일들이 많아 복잡하니,

그냥 다 금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울컥해 목이 막혔지만 할 일은 남았으니 노트북을 멍하니 두드리다가,

그냥 덮었습니다.



기계도 아니고 사람이 언제나 달릴 순 없다며,

너무 내 자신을 옭아매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씀해주시던 사수님이 떠올랐거든요



어차피 결국 해낼 거잖아.

버티면 된다.

그래 이런 날도 있는 거다.

운동하면 또 금방 괜찮아질 것이다.

괜찮다.




오늘은 중간에 약간의 이슈가 있었으나,

결국 평소와 다름없는 마무리를 했습니다.



헬스장 가는 길에 대자로 엎어져 움직이지 않는 강아지와 당혹스러워하는 주인을 만났습니다.

쭉 뻗은 뒷다리라도 한 번 쓰다듬고 싶었습니다.

꽤나 귀여웠습니다.



그러니 됐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행복한 하루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FOMO (Fear Of Missing Out)

- 놓치거나 제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FOBO (Fear Of a Better Option)

- 더 나은 선택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지인들은 간혹  일상을 갓생이란 단어로 표현해주곤 합니다.

실상은 포모와 포보에서 벗어나 누구보다 게으르게 살고 싶은 인간 하나에 불과합니다.


성공하는 사람이 가져야 하는 덕목으로 당연하게 여겨지는 '갓생'을 추구하는 삶이 정말 바람직한 것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현재에 살면서 충분히 감정을 돌볼 수 있고, 느끼고 또 나눌 수 있는 삶이

진정한 갓생 아닐까요?



JOMO (Joy of Missing Out)

- 놓치는 것의 즐거움


포모를 안고 사는 게 불가피한 것 같으니,

놓치는 즐거움이라도 같이 가져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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