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까의 힘

추억 속 옛 과자들을 좇아서...

by 혜윰

누군가는 지나간 아련한 시절의 맛을 기억한다. 또 누군가는 먼지가 되어 마음속 어딘가에 있을 어떤 추억의 맛을 좇아 여행한다. 뭉게구름이 잔뜩낀 평화로운 아침, 어김없이 학교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례로 다음 정류장에 학교가는 아이, 남포, 서면으로 마실가는 할머니 서넛 올라탄다. 그 때 얼굴 만 한 테블릿을 꺼낸다. 때!! 옛 시절 부모형제와 나눠 먹었던 그립고 맛있는 추억들이 파란 하늘 위에 떠있는 뭉게구름처럼 하나 둘 씩 피어난다.

그립고 아련한, 먼지가 되어 흩어진 기억속에 수많은 과자들은 나의 외로운 입을 언제나 달래주었다. 개중에는 지금도 살아남은 과자들과, 지금은 단종된 과자들이 뒤섞여있다. 거기에는 계란과자같이 내 갓난아이시절 처음을 함께한 과자와, 한때 나의 정체성이 되어주었던 '쵸코땡',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나눠먹었던 달콤한 쌀과자, '별따먹자','달따먹자', 지금도 찾는 홈런볼, 칸쵸, 초코송이 등이 있었다. 특히 쵸코땡은 단종되기 전까지는 나의 영혼 그자체였다. 2003년 태어난 이후로 계란과자를 거쳐 분유만을 찾던 입맛이 점차 어린이 입맛으로 변해갔다. 4살 때 자연스레 놀이동산에서 쵸코땡에 눈길이 갔고 아버지가 사주셔서 형이랑 나눠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먹었던 '그'과자는 그냥 단순한 과자가 아니었다. 그 과자만의 특별한 초콜릿의 동심어린 향기는 지금이라도 16년을 잠들었던 심을 깨워 소중했던 기억들을 뭉게뭉게 풍선처럼 하늘 높이 띄울 추억과 꿈이 응집한 결정체였다. 맞다. 그 시절의 별 모양의 초콜릿덩어리는 어린시절의 전부였다. 그런데 어느날, 마트에서 '쵸코땡'이 사라졌는지 아버지는 더이상 그 과자를 사오지 않으셨다. 그는 자연스럽게 '나의 추억 레지스트리'로 스며들었다.

6살 때 '별 따먹자', '달 따먹자' 쌀과자가 나왔다. 출시되자마자 어린이집에서 오후간식으로 나왔고 나와 친구들은 둥글게 모여 앉아 그 과자를 나눠 먹었다. 이때까지 내게 쌀과자는 하얀 설탕덩어리가 군데군데 박힌 짭쪼롬한 둥근 과자가 다였는데 '그'과자는 향긋한 우유향이 나면서 쌀 특유의 내음이 나는 특별한 과자였다. 그 시절의 나와 친구들은 한입 베어물고 행복해 했었다. 러나 아쉬웠는지 나는 엄마한테 그 과자를 사달라고 조르고 졸랐다. 마침내, 이마트에서 시리즈별로 하나씩 사오셔서 맛 봤다. 그맛 그대로였지만, 친구들 없이 막상 혼자 먹으니까 뭔가 아쉬웠다. 그랬던 과자도 어느부터인가 나오지 않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기억도 그 과자를 점점 잊어갔다. 러고 내 어린시절의 마지막이 다가왔다.7살 바로 옛동네에서 지금 사는 동네로 이사왔다. 그리고 순식간에 빛났던 어린 시절의 추억들은 산산히 흩어졌다. 그러고 16년이 흐르고 나는 23살 청년이 되었다.

여전히 그 시절의 과자들은 나의 기억속 곳곳에 먼지같이 흩뿌려져 있다. 그러고 보니 나의 어린시절은 밝고 활기찼다. 가족, 친구들과 함께할때는 언제나 추억속 과자들이 따라갔다. 그 추억들이 아직 먼지로 나마 남아있게 해준 것이야말로 그시절 말로 '까까의 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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