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럽증후군

by 혜윰

유명해진다는 건 뭘까?

셀럽이 된다는건 뭘까?

'유명'배우나 '고위 공무원'이 된다는 것일까? 단지? 무엇을 계속 창조해내는 화력발전소처럼, 무한한 웃음만 선사해내는 '개그맨'만 유명인인가? 과연 그래야만 할까? 이 논리는 도대체 누가 만들어 냈는가?

한때 나도 유명해지고 싶어 안달이었다. 고등학생 시절, '중2병'의 여파가 아직까지도 남아있던 시절, 나는 남들보다 늦게 '인스타'를 접했다. '인스타그램'은 나에게 그당시 신세계였다. 인스타 계정을 처음 만든 순간 나는 '셀럽증후군'-셀럽이 되고 싶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명해지려고 발악을 하는 상태-에 걸려버렸다. 그렇다. 철이 없던 나는 유명해지기 위해 온갖 게시물을 올렸다. 사진도 그럴싸하게 찍고, 문구도 그럴 싸하게 유행어를 섞어가면서 적어넣었다.


가끔은 미×캔버스에서 인싸들이 쓰는 카드뉴스도 만들어서 올리긴 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너무 속이 상했다. 너무 화가 났다. 내가 유명해 지려는 것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단 말인가? 그러면 나는 뭐가 되는가? 정녕 쓸모 없는 사람인가? 이런 온갖 '쓸데 없는' 자책이란 자첵들은 다 해댔다. 그리고 이런 생활을 수천 수만번 반복하느라 시간을 허비했다. 나는 뒤통수 맞은 듯이 문득 깨달았다. 내가 유명해지는데에는 이유가 없었고, 막연히…. 강박적으로 남들을 코스프레 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왜'이랬을까? 자기개발에 쓸 시간도 없고, 자격증 하나 없고, 죽어라 빈둥대는 마당에….


빈둥대면서 셀럽이 된다는건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노릇이었다. 보통 모든 사람들은 무언가를 이룬 다음에 '셀럽'이 되려고 한다. 이는 '천리 길도 한 걸음 부터'라는 법칙을 역행한 반역자에 불과하다. 내가 과거에 한 행동들은 그저 기본 토목 공사와 철골 공사를 건너 뛴 채 콘크리트 작업과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한 것과 같다. 그렇게 지은 건물은 쉽사리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니까 내가 나 자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모든 것을 이루고 난 뒤에 유명해지거나 그 무엇이 되려고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을지 고민 조차 해보지도 않고, 무작정 맨 땅에 헤딩을 한 셈이다. 잠시 옆길로 흘리자면, 사람마다 잘 하는 것은 너무 다양해서 직업에 귀천이 없고,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나 처럼 책 읽는 것을 좋아 해서 글 쓰는 작가가 되지만, 어떤 사람은 어릴 때 부터 스포츠를 좋아해서 축구선수, 농구선수, 야구선수가 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좋아서 강사나 선생님이 되기도 한다. 또 누군가는 또 다른 누군가와 사회를 지키려는 사명감이 하늘을 찔러서 경찰이 되기도 한다. 의사, 프로게이머, 앞에 말한 연예인이 다 같은 속성이다. 다시 본문으로 돌아와, 결국 내가 좋아하는 분야 속에서 끊임 없이 나를 가꾸고, 발전시켜 나가면 의식하지 않아도 사람들은 알아봐준다. 그것이 인간 사회의 진리이다.


지금 와서 깨닫는다. 이런 나의 거만한 태도 때문에 소중하고 무수한 시간을 허비한 나는 이제서야 부랴부랴 내가 나아갈 길을 찾는 어리석은 나날을 살고 있다. 나에게 주어진 일은 찾지도 못 하면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흘러가는대로 살 수는 없다. 어린 시절은 행복했으나, 지금은 그 행복했던 어린시절에 보상을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단지 유명해지고 싶다는 생각, 이는 "도레미파..." 음계 조차도 쓸 줄 모르는 어린 여자아이가 빌보드 차트에 견줄만 한 걸그룹이 되고 싶다는 허황 높은 먼 미래의 꿈을 꾸고 있는 것과 같다. 현실을 직시하자…. 지금 내게 주어진 것을 다 이루어 놓고 다음의 것을 꿈꾸자.


비록 토끼보다 느린 거북이일지라도, 경기에서는 지지만, 목적지에는 도착을 한다. 비록 KTX보다 느린 무궁화호일 지라도 3시간 늦지만 열심히 달려 서울에 닿는다. 여기서 더 나가면 뫼비우스의 띠가 되니 여기서 '말 줄임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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