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부를 드러낸다는 것은 처음에는 두렵지만 나중에는 나에게 또다른 성장의 계기가 된다. 나의 치부는 이젠 나에게 있어 큰 힘이 된다.
나는 한때 내 치부를 알고난 뒤에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초등학교 3학년때인가 형이랑 싸우다가 형한테 한방 얻어맏고 엄마한테 둘다 혼났던 경험이 있다. 그 때의 엄마는 내가 아닌 형을 더 많이 야단치셨다. "자기 또래보다 1~2년 성장이 더딘 동생 한테 왜 모질게 굴어?"라고 형한테 꾸지람을 놓는 것이었다. 그때 난 처음 나의 치부와 단점을 알게되었다.
내가 내 또래보다 1~2년 정도 성장이 느리다는것... 경계선 지능인이라는 사실은 나에게 큰 상처였다. 그 어린날 나는 나에게 실망했고 눈물이 났다. 그리고 낳아준 부모님, 형에게 서운했다. 내가 경계선 지능인이라는 그 사실을 나 10년동안 말 안해준거야? 라는 미움이 도져왔다. 왜 하필 나여야만 하였을까 등등 서러움이 폭발했다. 나도 초등학생 때는 몰랐다. 엄마가 경계선 지능인인 나를 위해 당신의 몸과 마음을 던져가면서 소중한 하루를 희생했다는 것을...
뿐만 아니라 나는 심장과 자율신경계가 약해서 조금만 몸에 열을 받아도 손발이 차가워지고 땀이 내 옷을 적실 정도로 아픈 육체를 가지고 태어났다.
이렇게 몸과 마음이 허약한 나를 엄마는 나를 어엿한 대학생으로 만들었다. 다만, 나에게 희망인 한가지는 내가 또래보다 1~2년 발달이 느려도, 거북이처럼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도 남들보다 조금 더딘 덕에 나는 나 자신만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본다. 비록 내 또래들이 빠르게 슉슉 스치우는 KTX와 같다면, 나는 느리지만 꿈과 낭만 실은, 너른 벌판을 가로지르며 천천히 달리는 '무궁화호'와 같다.
KTX는 2시간 반만에 서울에 도착하지만 무궁화호는 6시간을 열심히 달려야만 한다. 하지만 그 완행열차도 언젠가는 도착한다. 즉 나도 무궁화호처럼 남들보다 천천히 달리지만, 내 꿈을 향해 열심히 나아가고, 누구보다 잘 하고 있다고 나 자신과 키워주신 부모님께 위로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발달이 더디다는 사실을 10살이 되도록 알려주지 않은 가족들에 너무 감사하다. 발달이 1~2년 느린 경계선 지능인이지만, 비록 친구들이 없지만 내 또래들이 누릴 수 없는 것들을 나는 지금 누리는 것이 많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찾아 읽어 마음 깊숙한 과 끊임없는 철학적 대화를 나누고, 글을 쓰고,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족과 붙어 함께 지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고등학교때 같은 관심사로 만난 한 명뿐인 친구가 있는데 나는 그 녀석이 있음에 감사하다. 비록 그 녀석은 할말이 많지만 나는 그의 말을 들어주는것이 좋다. 그 녀석에게 가끔 울분을 토할때면 그도 같이 화내준다.
물론 그녀석도 좋지만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은 사람들은 엄마, 아버지, 형이다. 나는 이 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면 눈물난다. 가족들은 나의 울타리이자 하늘이다. 하늘 같은 가족들이 합심하여 부족하고 어리숙한 경계선 지능인 한 명을 길러냈지만, 이제 그들은 나 때문에 지쳐보인다. 엄마는 눈가에 주름이 가득하고 아버지는 키가 쪼그라들었으며, 형은... 여전히 힘이 세다.
가족의 울타리안에서 바르게 성장할 수 있음에 다시한번 축복으로 삼는다. 이제는 내가 경계선 지능인에서 못 벗어나더라도 가족들을 지켜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