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되게 운수가 꼴통인 나날들

by 혜윰

자전거 하나가 뭐라고 이렇게 가지기가 하늘의 별따기 정도로 힘겨운지 꿈에도 몰랐다. 나는 10년전 무리하게 자전거로 온 동네방네 돌아다니다가 자전거를 잃었고 그 대가로 자전거를 10넌동안 가질 수 없는 크나큰 징벌을 받고 있다. 아니 그 징벌을 받을만큼 받았다. 이제는 맹서한다. 무리하게 자전거를 다루지 않겠다고

그래서 동네 자전거 가게에서 민생 소비쿠폰 15만원, 나머지는 현금 25만원으로 자전거를 '선'결제했다.

문제는 그 자전거를 한번도 보지 못 한채, 하세월을 그냥 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벌써 6일째다. 사연도 아주 서천(西天)에서 일출과 동시에 그 아침놀 사이로 지나가는 옆집 강아지가 깔깔거리고 웃을 만큼 아주 신묘하고 기괴하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자전거 세팅을 위해 가져 올수 없었다.


수요일은 비가 세차게 내려 가져올 수 없었다.


목요일은 세상에나!!! 기막히게도 자전거 가게 앞에만 비가 오고 있지 않던가!! 정말 기막혀서 헛웃음이 나왔다. 가게 부근에 비만 안왔어도 타고 올 수 있었는데 악천후가 다 망쳐놓았다. 정말이지'소위 기묘한 날씨였다.


다음날, 더 기막힌 사연이 펼쳐진다. 목요일은 화창했다. 하지만 자전거 끌고가려고 나갔을 때 세상에나!!! 자전거집 아저씨가 1시까지 출장때문에 자리를 비우신다며 오늘 찾아가겠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1시가 알바 출근 시간이어서 또!!! 다음날로 미뤄졌다.


그리고 오늘... 10시에 자전거가게 앞에서 죽치고 기다리는데 1시간 기다린 끝에 문이 열리지 않아 터덜터덜 반송장이 된 채 지하철에 몸을 던졌다.

알고보니 이 많고많은 시간 중에 '하필'이면 오늘!!! 사장님이 대상포진으로 수술받아야 하셔서 3일동안 쉬어야 한다고 해서 불가피하게 다음주 수요일로 자연스럽게 '8연속 연기 대상'을 자랑스럽게 수상하게 되었다. 정말 운수가 꼴통이다. 머피의 법칙도 이렇게 도를 지나친게 없다.


이쯤 되면 머피의 법칙이라기에는 너무 도를 지나칠 정도로 가혹해서 옥황상제께서 내가 자전거 타는걸 필사적으로 막는 느낌이 들어 소름이 돋았다. 아니면 옥황상제께서 나의 인내심을 시험하려는 걸까? 아니 왜막지? 큰 사고라도 나는걸까? 잠깐만... 큰사고? 으?.....생각한해도 끔찍하다. 사고나면 갓 나온 자전거가 '골'로 가고 나도 '골'로 한날한시에 가버리는 상상을 하고야 말았다. '억까'해서 일찍 자전거 타다가 죽을 것인지, 인고의 시간을 감내해서 안전하게 탈건지는 나의 선택인 거다.


그리고 또하나 나는 화요일에 수개월동안 나를 괴롭혀온 컴활 실기를 치뤄야 한다. 감히 이런생각도 해본다. 혹시 옥황상제께서 자전거를 지금 타면 컴활 또 떨어질테니 상제께서 컴활강점기(컴활 준비기간 9개월을 일제강점기에 비유한 말)를 끝나게 내줄테니 그 대가로 자전거를 샀어도 시험을 치른 뒤에 가져가라는 계시가 아니었을까?


아아...맨탈이 탈탈 털리는 저녁이었다. 지금 이순간에도 인내심은 바닥을 향해 전진하고 있지만 나는 결심했다.


운수가 꼴통같아도 때가 온다고 하지 않던가. 그러니 지금은 컴활 준비에 몰입하여 기나긴 컴활강점기를 끝내자고.

이렇게 생각했더니 열받았던 것이 풀리고 있다. 지금 내가 무엇이 중요한지 알겠다. 만에하나 나중에 컴활강점기를 정말로 끝이 나고 자전거를 갖게 된다면 옥황상제께 감사하다고 큰절을 올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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