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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항공 타고 워싱턴 가기

OG 801/141 런던-레이캬비크-워싱턴 탑승기 및 런던 여행기 (2)

by 홍머루

이번 글에선 저번 탑승기/여행기에 이어서 런던에서의 남은 이틀 동안의 일정과 Play Airlines를 이용하여 런던에서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를 거쳐서 워싱턴으로 돌아온 여정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전날 토트넘 경기를 보고 난 후 이어진 행복감으로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저희는 두 번째 날의 일정을 시작하였습니다. 두 번째 날의 첫 일정은 템즈강의 유람선을 타고 런던의 랜드마크들을 쭉 훑어보는 일정이었는데요. 전날 피곤이 아직 가시지 않았던 저와 아내에게 약간은 정적인 유람선 탑승은 휴식처럼 느껴져서 무척 좋았습니다. 템즈강을 따라 전날 봤던 타워 브리지, 런던탑, 런던 아이(London Eye)등을 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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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즈강 유람선에서 바라본 런던의 많은 랜드마크들. (1) 타워 브리지, (2) 런던탑, (3) 런던 아이.


유람선은 저희를 웨스트민스터 지역에 내려주었는데요. 런던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들이 모여있는 지역인 만큼 전 세계 수많은 관광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책이나 텔레비전에서 봤던 건축물들을 실제로 볼 때 상상했던 것보다 큰 규모나 아름다움에 놀란적이 꽤 있는데요. 기대 이상으로 멋지고 정교한 시계탑이어서, 왜 수많은 관광객들이 빅 벤에 방문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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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멋진 빅 벤의 모습. (2) 영국 왕실의 대관식이나 결혼식같이 중요한 행사에 사용되는 웨스트민스터 사원.


저와 아내는 간단하게 빅 벤과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구경한 뒤, 트라팔가 광장까지 걸어간 뒤에 국립 미술관을 방문하였습니다. 많은 여행지들이 몰려있는 지역이라 편하고 쉽게 도보로 이동할 수 있었던 건 큰 장점이었습니다. 트라팔가 광장에는 크리스마스 장식들을 해놓은 노점들이 있어, 연말 축제분위기가 물씬 났습니다. 미술관에선 모네와 반 고흐를 비롯한 다양한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들을 볼 수 있어 눈이 무척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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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립 미술관과 그 앞의 트라팔가 광장. 많은 관광객들과 크리스마스 장식을 한 노점들이 위치해 있어 축제 분위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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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립 미술관 내부. 그림은 점묘법으로 유명한 조르주 쇠라의 '아스니에르의 물놀이'.


미술관 구경을 마친 뒤, 오늘의 마지막 일정인 뮤지컬 관람을 하기 위해 런던의 뮤지컬 극장들이 몰려있는 West End지역으로 향합니다. West End 또한 국립 미술관에서 도보로 갈 수 있을 만큼 그다지 멀지 않았습니다. 저녁이 되니 밤공기가 꽤 차갑습니다. 밤이 되니 화려한 전광판과 크리스마스 장식 불빛들이 거리를 수놓습니다. 아내와 이맘때쯤 런던에 오길 참 잘했다고 얘기하며, 주머니 안에서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로 런던의 화려한 밤거리를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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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전광판으로 유명한 피카딜리 서커스. 많은 길거리 공연들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합니다. 근처에 있는 차이나 타운엔 한식당을 포함한 많은 식당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이 날 본 뮤지컬은 The Book of Mormon이었는데, 몰몬교 선교사들이 우간다로 파견되어 겪는 일들을 멋진 라이브 노래들과 함께 엮어내었습니다. 미국과 영국에서 권위 있는 뮤지컬 상인 토니 상과 올리비에 상을 여러 번 받은 꽤 유명한 작품인데, 아직 한국에서 공연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극 전반에 유머와 풍자가 짙게 배어있어 저와 아내는 정말 많이 웃으며 봤습니다. 혹시 기회가 되신다면 독자분들도 한번 관람해 보셨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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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The Book of Mormon이 공연된 Prince of Wales Theatre의 입구와 내부 전경.




다음 날 일정은 전날 가보지 못한 런던의 궁전들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하였는데요. 우선 런던의 대규모 공원인 하이드 파크(Hyde Park)와 그 안에 위치한 켄싱턴 궁전(Kensington Palace)을 먼저 방문하였고, 다음으로 런던의 또 다른 랜드마크인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을 방문하였습니다.


켄싱턴 궁전은 겉모습이나 규모로 보나 엄청 화려하진 않습니다만, 켄싱턴 궁전이 위치한 하이드 파크가 평화롭고 고요해서 좋았습니다. 바쁜 일상과 복잡한 도시로부터 잠깐의 휴식을 제공하는 도피처인 것처럼, 사람들은 산책이나 자전거를 타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하이드 파크의 자연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버킹엄 궁전은 규모에 있어서 켄싱턴 궁전과는 비교가 안 됐고, 궁전을 지키는 근위병들을 구경하기 위해 몰린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었습니다. 런던의 회색빛 하늘과 어우러져, 버킹엄 궁전은 특유의 웅장한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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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하이드 파크 입구. (2) 켄싱턴 궁전과 빅토리아 여왕의 동상. (3) 버킹엄 궁전과 수많은 관광객들. 궁전 자체의 규모와 멋스러움은 버킹엄 궁전이 압도적이었습니다.


런던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는 숙소 근처에 위치한 축구팀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West Ham United)의 홈경기를 관람하였습니다. 여행 첫날 토트넘 경기를 직접 관람하고 나서는 저와 아내는 그 분위기와 재미에 흠뻑 빠졌고, 마지막 날 저녁 일정이 비어있어 뭘 할까 고민하다가, 지역 팀인 웨스트햄이 경기를 한다는 걸 알고 바로 티켓을 예매했습니다. 웨스트햄은 동런던 지역에 연고를 두고 있는 팀인데, 열정적인 서포터를 둔 것으로 유명합니다.


경기장에 도착하니 축구를 좋아하는 저희 둘은 기대감에 두근거리기 시작합니다. 이 날 경기는 상대였던 아스날이 워낙 강팀이라 꽤나 큰 점수차로 (5:2) 웨스트햄이 졌는데요. 중간에 만회골을 넣었을 때 경기장내에 울려퍼진 수만 명의 팬들의 함성과 환호는 저희를 소름 돋게 했습니다. 경기 내내 앉지 않고 웨스트햄을 응원하던 팬들의 열정과 뜨거움에 감동을 받은 채 저희는 이번 런던 여행을 마무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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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인 런던 스타디움. (2) 경기는 웨스트햄이 졌지만,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이 피부로 느껴져 전날 본 토트넘의 경기보다 기억에 남았습니다.




탑승 날짜: 2024/12/1

항공 편명: OG 801 / OG 141

기종: Airbus A320neo / Airbus A320neo


출발 공항: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 (STN) / 케플라비크 국제공항 (KEF)

출발 시간: 10:56 / 15:20

도착 공항: 케플라비크 국제공항 (KEF) /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 (IAD)

도착 시간: 14:06 / 17:00


총 소요시간: 03:10 / 06:40

비행 거리: 1173 mi / 2792 mi




정말 꿈만 같았던 런던에서의 3일 일정이 모두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저와 아내 모두 높은 만족감을 가지고,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런던의 스탠스테드 공항(Stanstead Airport)으로 향했습니다. 런던에 올 때는 유나이티드 항공의 직항 편을 마일리지로 끊어 무료로 편하게 왔지만, 집으로 돌아갈 때는 저희가 비용을 지불해야 했기에 티켓값이 저렴한 Play Airlines라는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다행히도 저희가 사용했던 숙소 바로 옆에 스텐스테드 공항까지 가는 좌석버스가 있어 공항엔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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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트랫포드 역에서 스탠스테드 공항까지 올 때 타고 온 버스. (2 & 3) 스탠스테드 공항 터미널의 내∙외부 전경.


전날 미리 온라인으로 체크인을 했기 때문에 바로 소지품 검사를 하러 갔습니다. 유럽공항에서 처음으로 출국을 하는 거라 몰랐는데, 짐 검사가 굉장히 엄격했습니다. 제 배낭은 반쯤 비어있었는데도 무작위 폭발물 소지 검사를 받아야 했고, 아내의 가방에있는 고데기가 걸려서 노트북처럼 따로 빼서 검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나라마다 다른 법규와 절차가 있는 거니까 불만은 없었으나, 꽤나 빡빡한 검사강도에 놀랐었습니다.


소지품 검사를 마치고 에어사이드로 들어왔습니다. 인천공항은 하나의 큰 복도 주변에 가게와 게이트가 위치해 있는 식이라면, 스탠스테드 공항은 게이트를 가기 위해선 무조건 면세점/쇼핑구간을 통과해야 하는 게 인상 깊었습니다. 비행기가 출발할 게이트에 도착한 지 얼마 후 탑승절차가 시작되었고, 저희는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유럽의 저비용항공사들은 게이트와 탑승교를 연결하는 비용을 아끼기 위해 스텝카(계단차)를 비행기와 직접 연결해 승객을 태우는 경우가 많은데요. 비행기를 좋아하는 저로써는 비행기를 좀 더 가까이 볼 수 있는 기회라 마다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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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스테드 공항의 에어사이드. 영국의 공항들은 출발 1시간 전에 게이트 번호를 알려주는 식이라 사진 처럼 큰 대합실에서 승객들이 대기하는 경우가 잦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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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첫번째 여정인 런던에서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까지 우리를 데려다 준 Play Airlines의 OG 801편.


오늘 저희가 이용한 Play Airlines는 아이슬란드의 저비용항공사인데요. 아이슬란드를 정거장 삼아 미국과 유럽을 연결해 주는 항공편을 주로 운용하고 있습니다. 저비용항공사인만큼 좌석을 제공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서비스도 없는데요. 음료수, 스낵, 기내 수화물, 좌석지정등 모든 것들에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저비용항공사이지만, 타이밍 좋게 비행기 티켓을 산다면 꽤 저렴한 가격으로 대서양을 횡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저비용항공사에 익숙해서 비행기에 타기 전, 간식과 음료수도 넉넉히 챙겨 오는 편입니다.


탑승 절차가 마무리된 후, 출발 시간인 11:00에 맞춰 비행기가 이륙했습니다. 정말 만족스러운 여행을 한 후엔 여행지를 떠나는 게 무척 아쉽지만, 매일이 여행이 아니라서 특별함을 알기에, 다음 여행을 기약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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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기내 좌석. 등받이는 조금 젖힐 수 있습니다. 기내에서 제공되는 음료수 및 기내식은 전부 사먹어야합니다. 이걸 대비해 어제 숙소 근처 베이커리에서 피자빵을 사왔습니다.
KakaoTalk_20241204_095605746_26.jpg 세이프티 카드로 비행기종을 인증합니다. OG 801편 런던에서 레이캬비크로 향하는 Airbus A320neo입니다. 레이캬비크에서 워싱턴 갈 때도 같은 기종이었습니다 (OG 141).


챙겨 온 간식도 먹고 여행의 피로를 풀 겸 낮잠을 자며 2시간 반정도를 보내니, 비행기가 아이슬란드의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고층빌딩 하나 보이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었습니다. 비행기에서 하기한 후, 공항 게이트로 들어가니, 미국으로 가는 승객과 다른 곳으로 가는 승객들을 위한 길이 따로 나있습니다. 저희는 미국으로 가니까 탑승권을 스캐너에 찍고 들어가니 다음에 타고 갈 비행기의 게이트가 바로 눈앞에 보입니다. 아이슬란드라는 다른 나라에 입국하니까 번거로운 입국/환승절차가 필요한가 했지만, 총 환승 절차는 5분 이내로 마무리될 정도로 일사천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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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의 관문 공항인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의 내∙외부 모습. 비행 후 바깥공기를 쐬니 상쾌합니다. 다음엔 아이슬란드를 목적지 삼아 여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은 아이슬란드의 관문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작았습니다. 나라 자체가 크지 않아서인 것도 있겠지만, 미국의 지방 공항만 한 작은 규모에 놀랐습니다. 공항은 무척 깨끗했는데요. 아내와 저는 이곳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은 후 1시간 20분의 짧은 대기 시간 후, 저희의 최종 목적지인 워싱턴으로 가는 같은 항공사의 OG 141편을 탑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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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가 탄 비행기 옆에 주기돼 있던 독일 루프트한자의 항공기. (2) 우리가 탑승한 OG 141편. 기종은 똑같이 Airbus A320neo였습니다.


3박 5일 동안 정말 바쁘게 런던의 이곳저곳을 방문했는지, 피곤했던 우리는 6시간 반정도의 비행 대부분을 잠으로 보냈고 눈 뜬 지 얼마 안 돼서 최종 목적지인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 무사히 착륙했습니다. 비록 자리는 좁고, 따로 기내식도 제공되지 않았지만, 신식 비행기라 내부는 쾌적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비행기 티켓을 검색할 때 대서양 횡단 루트를 찾아보면 Play Airlines가 가장 저렴한 티켓을 제공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시간대가 괜찮고 저희가 원하는 유럽의 목적지까지 운행한다면 저희는 앞으로도 Play Airlines를 이용할 것 같습니다.


KakaoTalk_20241204_095608105.jpg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 입국장의 모습. 추수감사절 연휴 마지막 날이어서 그런지, 여행객들이 유난히 많이 보였습니다.

오늘도 저의 부족한 글을 읽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다음에 또 다른 탑승기/여행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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