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일을 하다 보면 매일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들에 대해 긴장감이 풀어져 ‘그런 사소한 일에 신경 쓸 시간이 어디 있어?’라며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각종 사건 사고는 이런 일상적이고 사소하게 생각되는 일에서 많이 일어난다.
건설이나 제조 현장은 말 할 것도 없고 금융업도 일상적이고 사소한 것을 제대로 하지 않음으로써 개인이나 회사, 심지어 국가적인 손해도 많이 발행한다.
언젠가 책에서 "화환상적어홀미(禍患常積於忽微)라는 글귀를 읽은 적이 있다.
재앙과 근심은 항상 하찮게 여긴 작은 일들이 쌓여 생긴다"는 의미다.
중국 송나라 구양수라는 분이 이런 말을 했단다.
누가 이런 말을 했든 이런 유의 말은 가슴에 와 닿는다.
어릴 때는 부모님의 든든한 길안내에 따라 넓고 반듯하 길을 걸어왔다.
가끔씩 부닥치는 좁고 험한 길도 자식을 위해 헌신하시는 부모님 덕분에 별다른 위험 없이 지나 왔다.
하지만, 사회에 발을 디디면서 세상에 홀로 덩그러니 놓이게 되는 순간부터, 아무리 넓은 길도, 개미 한 마리 겨우 지나 갈 수 있는 좁은 길도, 혼자 힘으로 헤쳐 나가야 한다.
앞만 보며 온 힘을 다해 어제와 같은 비슷비슷한 인생길을 가다 보면, 때론 크다란 바위가 길 한복판을 막아서 있고, 때론 자갈밭 길이 펼쳐지기도 한다.
광활하게 펼쳐진 꽃 길만 걷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크고 작은 위험들은 길가의 돌멩이처럼 흔하다
.
다만 눈이 밝은 건장한 사람이나 눈이 어두워 맹인용 지팡이들 짚고 다니는 사람이나 길 한복판에 놓여 있는 크다란 돌은 미리 알고 피해 갈 수도, 아니면 길 옆으로 치워버리고 갈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 할 수 없는 것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조그만 돌덩이다
.
없는 듯 보이는 작은 돌덩이가 결국 사람의 발목을 꺾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평탄하게 보이는 길 위에 모난 돌의 뾰족한 부분이 보일 듯 말 듯 솟아나 있다면 그 누가 피할 수 있겠는가?
항상 주위를 살피고 또 살피며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
참 어려운 일이지만 매사에 내 앞에 펼쳐진 길을 유심히 관찰하고 돌발적인 사태에 대비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
미리 준비하고 노력하는 사람만 작고 날카로운 돌부리를 피할 수 있다.
크다란 돌을 피하기 위해 기울여야 하는 몇배의 노력을 해야만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을 것이다.
작은 일이라고 소홀히 하지 말고 작은 실수나 문제도 바로 바로 해결하여 뒤탈을 없애는 것이 매우 현명한 태도이다.
대부분의 회사원들은 젊은 시절 자신을 돌보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한다.
사무실에 출근해서도, 집에서 쉬면서도 지금 맡고 있는 회사일을 어떻게 잘 처리할 것인지 고민 또 고민하며 보낸다.
‘나는 그렇지 않아, 회사 문 밖을 나오면 회사일을 새까맣게 잊어버리는 성격이야’라고 생각하는 회사원들도 있겠지만 모두 뻥이다.
남의 돈을 받아먹고 사는 회사원들 중 그렇게 간 큰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니 월요병이니 뭐니 하면서 회사 출근하는 고충을 병으로 치부하면서말하는 것 아니겠는가?
나 또한 그렇게 회사가 전부인 것처럼 일 하던 시기에 있었던 일이다.
사무실에서 나는 의자에 앉고 팀원들은 내 주위를 둘러서서 피자 먹으며 얘기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팀원 한 명이 '팀장님, 피자 떨어뜨렸네요'라고 말했다.
나도 모르게 들고 있던 피자를 바닥에 떨어뜨렸는데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바닥을 보니 피자조각이 의자다리 옆에 떨어져 있어 주우려고 몸을 굽히려고 하는 순간 온 몸이 마비된 느낌이 있었다.
‘어, 왜 이러지’라고 생각하며 몸을 움직이려고 엄청 노력했지만 내 맘대로 움직여 지질 않았다.
어떻게 든 몸을 움직이고 싶었지만 움직일 수가 없었다.
순간적으로 ‘몸에 큰 이상이 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한참 동안 온몸을 비틀며 움직이려고 노력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내가 느끼기에는 꽤 긴 시간 동안 노력을 했던 것 같은데 애를 쓴 시간은 불과 십여 초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이었다.
겨우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되자, 나는 떨어진 피자를 주워 바닥에 떨어진 면을 휴지로 턴 후 다시 한입 베어 물었다.
그렇게 몸이 순간적으로 마비되어 움직이지 못한 것을 주변에 있는 팀원 누구도 알지 못했고 나도 그러한 사건을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과거에 해 오던 일상대로 매우 자주, 많은 음주를 즐기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대관업무를 할 때 술을 많이 마셔 온몸이 공중 부양되는 느낌을 자주 경험한 후, 술자리가 적은 부서로 자리를 옮겼지만 짧은 시간에 술의 향기를 멀리하기에는 아쉬움과 허전함이 남아 있어서인지 평소에는 일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금주하다가 어느 순간 마그마가 폭발하듯 폭음하는 일이 많았다.
그렇게 피자 떨어뜨리고 몸이 무감각해진 것에 대한 아무런 관심도 가지지 않은 채, 5년여의 시간이 흘렀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날이 되었다.
무탈하게 열심히 살아온 한 해를 기념하기 위해 친한 직원 몇명과 만나 가볍게 반주 한 잔씩 하고 집으로 갔다.
그 간 마셨던 술에 비하면 가글하듯 입가심한 정도였다.
신년의 아침이 밝아왔다.
푹 자고 일어났지만 온몸에 힘이 없고 많이 졸렸다.
거실에서 지낼 편한 바지를 입기 위해 바지 허리춤을 잡고 다리를 바지에 넣으려고 했으나 바지구멍을 제대로 맞출 수가 없었다.
몇 번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였고 약간의 어지러움과 메스꺼운 증상이 나타났다.
그 날은 신년 첫날이라 문을 연 병원을 찾기 어려워 내일이라도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다며 딸이 핸드폰으로 여기저기 병원을 알아보곤 내가 다니는 회사 가까운 병원 한 곳과 서울대 병원을 예약해 줬다.
그날은 계속되는 어지러움과 끊임없는 졸림으로 길고 긴 하루를 보냈고 다음날 아침에도 그러한 증상은 여전했다.
1월2일은 신년 시무식이 열리는 날이라 일찍 차를 몰고 출근을 했다.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은 13층이고 시무식 행사가 15층에서 열렸기에
나는 비상계단으로 통해 행사장으로 갔는데 발을 들때마다 계단 중간 턱에 발이 걸렸다.
힘겹게 2개층을 걸어올라 간 후, 몇십분의 행사가 끝나고 마지막으로 임원들과 새해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두들 웃으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며 악수를 하며 인사를 했다.
드디어 은행장이 내 앞으로 오셔서 손을 내밀며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인사를 건네는데 나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말을 입밖으로 내는 것이 너무 어려웠다.
겨우 ‘새해 보 마니…’라고 얼버무려 버릴 수밖에 없었다.
아마 웃고 있는 은행장도 ‘이 자슥, 아침 잘 못 먹었나, 말도 제대로 못해’라고 속으로 생각 했을 수도 있었다.
너무나 말이 어눌하게 나와서 나는 충격을 받았다.
병원이라면 질색을 하는 나였지만, 시무식을 마치자 곧 바로 딸이 예약해 둔 서울대 병원으로 갔다.
의사 선생님께서 간단한 몇 가지 질문과 손동작, 눈동자 움직임을 검사한 후 나를 신속하게 응급실로 보내 MRI를 비롯한 몇 가지 검사를 진행시켰다.
그 결과 뇌졸중(뇌경색)이란 판정을 받았다.
고혈압,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었다.
이미 5년전 피자를 떨어뜨린 때부터 그 징후를 보였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넘긴 것이 이렇게 큰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다른 뇌졸중 환자에 비해 심각한 상태는 아니었지만, 병원에서 1주일을 보낸 후 퇴원을 하였다.
그 때부터 좌측 신체 기능이 많이 떨어졌고 수년간의 자발적인 재활노력을 해야 했다.
5년전 그 때 그 작은 징후라도 관심있게 관찰하고 대비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후회를 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상황이었다.
(가정에 아스피린 정도의 비상 약품을 준비해 두는 것과 혈관 관련 이상 징후를 파악할 수 있는 간단한 검사법을 알아두면 좋을 것이다. 나는 병원에서 양손을 앞으로 내밀어 뒤집기를 해 보거나 손가락을 서로 맞춰보는 것과 눈동자가 제대로 움직이는지 보는 등의 방법으로 검사를 하였는데 이 방법 이외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몇 가지 숙지해 두면 좋을 것 같다)
회사일을 하다 보면 매일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들에 대해 긴장감이 풀어져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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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를 전산 입력하고 서류를 제대로 갖추는 것이 중요한 금융업의 경우 깜빡하고 전산 키조작을 잘 못하거나 놓친 서류 한장때문에 개인적으로 벌을 받거나 금전적으로 손해를 보는 예는 흔하다.
어느 증권회사에서 배당방법을 잘 못 입력하여 몇 조원의 유령주식이 발행되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적이 있고,
나 또한 영업점 창구에서 일 할 때 외화현금 매수거래를 매도거래로 입력하여 금전 손실을 본경험이 있다.
다행히 금액이 소액이라 쉽게 해결되었지만…
이 외에도 검사부서에서 전산으로 상시감사 할 때 창구직원의 전산 입력오류로 1억원을 송금해야 하는데 7억원을 송금한 건을 발견하여 정상화 시키는 등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업무에 대한 방심으로 언제 어디서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전산입력 오류 외에도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회사 생활이다 보니 사소한 일에 조심하자는 말을 수없이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사건들은 몇 날 동안 열거해도 남을 것 같다.
몇 해전 몇몇 회사에서 직원이 수백만원부터 수 천억원을 횡령한 사건들이 발생하여 각종 언론에 도배된 적이 있다.
이러한 사건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신출귀몰한 수법이 아니라 아주 평범한 방법으로 거액을 횡령한 것이다.
그 주변에 근무하는 업무 관련자 중 어느 누구라도 저인망식 그물처럼 촘촘하게 쳐진 내부통제 매뉴얼을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지켰더라면,
오랫동안 진행되어 온 행위에 한 번쯤 의심을 품고 주의를 기울였다면, 그렇게 큰 금액의 사고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사고는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이다.
오랜 직장생활을 무사히 마친 사람들은 이와 같은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지 않은 것에 대해 무한히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한다.
직장에서 든 직장 밖에서 든 사소한 사고가 인생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으니 항상 조심해야 할 일이다.
내 주변에 사고 칠 만한 사람을 만나지 않은 것은 나의 행운이지만, 설령 만났더라도 그 사고를 막거나 줄이는 것은 나의 관심과 실력이다.
회사생활을 시작하는 순간부터 회사 다이어리 첫 페이지에 큼지막하게 적어 두고 매 순간 보고 맘에 새겼으면 좋겠다.
“조심 조심 불조심만큼이나 작고 사소한 일 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지혜로운 회사생활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