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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랑소녀 Oct 25. 2024

초5 첫째가 사춘기에 진입하여 반항적인 눈을 뜨다

아이가 학교생활에서 스스로 문제해결력을 갖고 결국 해내는 초5 첫째

 아이가 서점에서 가장 좋아하는 최애의 아이 신간 만화책을 구입해서 기쁨 마음으로 아침에 학교에 등교할 때 아이 스스로 가방 속에 만화책을 챙겨 넣어 학교에 갔다. 아이가 챙겨간 최애의 아이 신간 만화책을 반 친구들이 빌려달라고 하며 아이에게 부탁하여 순번을 정해서 책을 보았다.

아이가 학교 반 학급에서 친하게 지내는 친구 중 한 아이가 "나도 최애의 아이 만화책을 보고 싶어. 며칠간만 책을 빌려줄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아이가 평소에 친하게 지내는 친구여서 그 친구를 믿고 책을 3~4일 정도 빌려주었다고 했다.

 아이가"친한 친구에게 이제는 내 만화책을 다 봤으면 돌려주었으면 좋겠어." 하니까 아이 친구 00가 책을 다 못 봤다고 했고 여름방학식이라 만화책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불안한 마음이 들었고 아이 마음 저 깊은 곳에 깊게 날카로운 스크레치가 났다.


여름방학식을 하고 아이가 다음날 친한 친구들과 함께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기로 한 날이라서 아이의 책을 빌려간 친구에게 "이번에는 내 만화책을 꼭 돌려주었으면 좋겠어. 내가 최애의 아이 신간 만화책을 샀는데 친구들에게 만화책을 빌려주느라 많이 읽지도 못해서 보고 싶거든"했는데 그 친구 00가 영화관에 아이 만화책을 또 가지고 오지 않았다고 해서 아이는 화산이 마치 폭발할 것처럼 화가 나고 속상했다고 들었다.


이후, 8월 21일 개학날이 다가와서 아이가 친구 00에게 “이번엔 내 최애의 아이 만화책을 가져오지 않으면 내가 그에 관한 합당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고 시간을 많이 주었는데 책을 안 돌려주는 건 바르지 않은 행동이고 너를 믿고 책을 빌려준 건데 네가 책을 안 가져다주니 네가 이기적이고 내 말을 듣지 않으니 내가 불신이 생기고 존중받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어”라고 표현했다고 했다.


파워 J성향의 완벽하고 꼼꼼하고 계획적인 엄마는 초5 첫째 아이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 주고 마음이 활화산처럼 불같이 타올라서 고민하다가 결국, 아이 담임선생님께 하이톡을 보냈다. 아이가 친구에게 최애의 아이 신간 만화책을 빌려주었는데 한 달이 지나도록 못 받는 상황이고 친구의 안일한 대처가 아쉬우니 익명으로 하고 저희 아이가 친구에게 만화책을 받을 수 있도록 부탁드린다는 내용이었다.


초5 첫째가 학교에 다녀와서 엄마가 너 얘기를 듣고 속상하고 짠한 마음도 들고 엄마가 이번엔 중간 역할을 해야 할 거 같아서 담임선생님께 하이톡을 보냈다고 했다. 아이가 시크하고 냉정한 얼굴로 “엄마, 저 이제 아기 아니에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제가 하니까 엄마가 중간에 껴서 이런 식으로 하지 말아 주세요. 저 진짜 화나요! “라고 했다.


뭐라고…………..?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아이가 지금 무슨 말을 한걸까. 

아이는 불만을 정확하게 표현했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는게 요지였다. 아이가 처한 문제가 당장, 깔끔하게, 바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내가 중간에 나선 이유인것도 맞다. 나는 아이를 위한 해결사가 되어주려했고, 아이는 해결사의 등장을 원치 않았다. 아이는 그런 엄마를 보며,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빼앗겼다고 여기는 듯했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잘났다 이새끼야. 


그날, 신랑이 회사에서 퇴근하고 와서 갑작스럽게 가족회의를 열어 회의안건에 대해 얘기하고 서로 간에 의견을 듣고 이후 해결점을 찾아보고 얘기하기로 했다. 엄마가 아이에게 상황을 얘기하지 않고 선생님께 얘기해도 되는지 물어보지 않고 아이의 얘기를 들어보니 엄마가 나서서 담임선생님께 하이톡으로 보내는 건 싫다고 했고 아이가 힘들어도 스스로 부딪쳐보고 경험을 해본다고 했다.


내가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얘기하고 나서 아이가 고맙게도 나의 사과를 받아주었다. 아이가 내가 담임선생님께 하이톡으로 보낸 오후에 아이는 친구 00에게 ”내 최애의 아이 만화책을 진짜 안 돌려주면 이젠 말이 안 통하고 내 얘기를 안 들어주니 담임선생님께 바로 가서 얘기할 거다. “라고 액션을 취했고 신기하게도 다음날 아침 그 친구가 우리 아이에게 최애의 아이 만화책을 돌려주었다고 했다.


아이는 내가 생각한 거보다 마음이 훨씬 단단하고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시도해 보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아이가 시행착오나 실패, 실수를 덜 겪고 마음이 속상하고 힘들어하지 않고 삶을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다가 아니었던 거다. 아이가 어떤 일이든 하려고 한다면 기회를 주고 엄마로서 믿고 기다려주고 응원해 주는 게 내가 바라고 원하고 꿈꾸는 삶이 아닌가 생각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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