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랑생을 읽다
제발 품위를 지켜주세요
알코올에 젖어 씻지도 않고 나를 마중하다니요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 했던가
열여섯에 들은 그 말이
긴 세월 관계를 지배했었다
기다란 얼굴에 작은 두 눈
그녀의 자화상은 식은 사랑에 울지 않았다
머리에 꽂힌 흰 장미는
퇴촌 나눔의 집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햇살을 먹던
순이할머니 손등 위 배추흰나비보다 아름답지 않다
한국작가회의 회원이며 요리하는 시인으로 시집 ‘세상 모든 사랑은 붉어라’ 산문집 ‘음식을 만들면 시가 온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