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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뽀글 May 22. 2024

다음 작품을 준비하며...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내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그래도 어찌어찌 열심히 쓰다 보니 강박증과 관련하여 첫걸음을 내디딘 것 같아서 나름 뿌듯하고 또 다음 작품을 열심히 준비하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사실 내가 작품을 연재하기로 한 이유 중 하나는 글로 성공해 보고 싶어서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공은 뭐 돈을 많이 벌고 그런 삶이라기보단... 미흡한 글이지만 내 진정성을 담은 이 책이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에 브런치북을 도전했다. 다행히 매번 글을 올릴 때마다 20,30명의 작가님들께서 좋게 봐주시고 라이킷을 눌러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하고 몸 둘 바를 몰랐다.

그런데 역시 사람은 비교의 동물인가... 다른 글들을 읽다 보면, 막 브런치북에 라이킷도 100개가 넘어가고, 후원도 엄청 많이 받으시고, 또 팬들도 되게 많은 작가님들과 그 작품을 보면 너무 부러웠다... 나는 언제쯤 저렇게 될 수 있을까? 그것보다 정말 나도 열심히 꾸준히 글을 쓰면 저렇게 될 순 있는 걸까?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쯤, 여자친구에게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녀는 언제나 나에게 큰 위로를 주고 또 큰 자극을 주는 아주 현명한 사람이었기에 보통 고민이 있으면 그녀에게 털어놓는 편이다. 그러자 여자친구가 나를 보며 이야기했다. "오빠, 그 사람들이 맨 처음 썼던 글 가서 봐봐. 언제 썼어? 그리고 몇 개나 썼어? 오빠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그리고 훨씬 많이 썼지? 그 사람들도 처음부터 그렇게 성공한 게 아니야. 매일매일의 노력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그런 대단한 결과를 만든 거지. 그러니깐 조급해하지 마. 만약 여기서 에잇 나는 노력해도 안되네 이러고 그만두잖아? 그럼 그냥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거야."

맞다. 물론 정말 극소수의 작품을 쓰자마자 너무나도 훌륭해서 한방에 훅 뜨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사실 대부분 많은 구독자와 작품에 대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작가님들은 대부분 나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하셨고, 내 글의 개수보다 4,5배는 더 많이 쓰셨다. 그러니 어찌 보면 내가 그들보다 덜 유명하고 내 글을 더 많은 사람들이 봐주지 못하는 건 당연한 결과 아니겠는가...


생각해 보면, 난 중, 고등학교 때부터 좀 이런 기질이 많았던 것 같다. 항상 어디선가 공부법을 듣거나 배워서 만들어온다. 그리고 그 공부법을 1,2주 도입해 본다. 그러면 처음에는 '오? 야.. 이거 효과 있는데? 역시 이 공부법이었어.'라고 생각하면서 열정적으로 하지만..얼마 가지 못해, '이 방법이 아닌가? 왜 성적이 안 나오지..'라고 생각한다.

공부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나는 항상 좀 그런 것 같다. 아니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 그럴 것이다. 좀 마음 아픈 말일 수도 있겠지만, 세상은 그러니깐 성공한 사람이 극소수인 것이다. 내가 볼 때 위대한 단계로 올라서기 위해서 그 무엇보다 필요한 건, "꾸준함"이다. 방법이 아무리 잘못됐어도 꾸준함이 있다면 5년, 10년이 걸려도 결국 최상위의 자리에 올라서는 것 같다. 물론 그 최상위에서 또 최상위가 되는 길을 꾸준함에서 무언가 더 추가되어야겠지만.

나는 헬스를 시작한 지 한 1년~2년 정도 된 사람이다. 그리고 헬스의 매력에 푹 빠지고, 내 몸을 관리한다는 게 멋있어 운동도 매일 하려고 노력하고, 식단도 나름 내 기준에서 타이트하게 하는 편이다. 몸이 좋아지고 싶은 마음에 정말 다양한 유튜버를 많이 보고,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도입해 보고 그랬다.

근데 운동도 공부와 똑같았다. 2주 정도 해보고, ‘이거 왜 안되지?’하고 또 다른 인상 깊은 운동법 나오면 그걸로 갈아타고... 아마 내 몸의 성장이 더딘 이유도 거기에 있지 않나 싶다. 근데 얼마 전에 유튜브를 보다가, 맨몸 운동으로만 정말 멋진 몸을 만드신 의대생을 봤다. 물론 현재는 헬스장에 다니긴 하지만, 그 사람은 "점진적 과부하"를 제대로 이용해서 진짜 멋진 몸을 만들었다.

그 분이 그런 몸을 만든 이유는 딱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매일매일, 그리고 두 번째는 거의 4,5년에 걸쳐. 근데 맨몸운동으로 그런 몸 만들긴 어렵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뭔지 아는가? 절대 매일매일 그리고 4,5년씩 그렇게 맨몸운동을 해본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4,5년이라는 그 긴 시간 동안 매일매일 맨몸운동을 쉬지 않고 한다는 게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나도 막 당장 내 글이 엄청나게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면 좋겠고, 작품도 많이 쓰고 싶고 그렇지만... 그것보단 꾸준히 4,5년 넘게 글을 쓴다는 생각을 가슴속에 깊이 새기고 하루하루 나아가야 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두 가지의 계획을 생각했다. 첫 번째는 "나의 강박 해방일지" 시즌 2,3 어디까지 갈 진 모르겠지만, 시즌 2부터 조금 어떤 식으로 작품을 연재할지 당분간 스케치도 좀 해보고 내 강박증에 대해서 하루에 하나씩이라도 좀 관찰해 나가야겠다.

두 번째는 이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내 마인드를 바꿔보고 싶다. 얼마 전, 류시화 작가님의 책을 읽다가 "기쁨 찾기 놀이"라는 것에 대해 알게 되었다. 주변에 보면, 유독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작은 일에도 기쁨을 느끼고 감사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 있지 않은가. 과거에는 그런 사람을 보면 사실 좀 짜증이 났다. '왜 저렇게 착한 척을 하지?'라고 아주 꼬인 마음으로 그 사람을 바라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식이 바뀌게 된 건 책의 영향도 있지만, 여자친구의 영향도 있다. 그녀는 내가 "미련하다" 글에서 말했던 대로 세상을 정말 밝고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나도 처음에는 그녀가 적응이 안 되었지만, 이제는 그런 마인드를 옆에서 보고 들으며 열심히 배우고 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이러한 노력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게 "기쁨 찾기 놀이"라고 생각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매일 일상생활을 살아가며 하나라도 감사하거나 기뻤던 걸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찾아내고 그거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다.


근데 이러한 프로젝트를 나 혼자 하고 싶진 않았다. 분명 주변에 나와 같이 이런 긍정적인 사람을 질투하거나 짜증내하고 세상을 어둡게 바라보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분들 중에 나의 이런 생각에 동의한다면 한 번 같이 기쁨 찾기 놀이를 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매거진을 만들게 되었다. 얼마나 참여해 주실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서로의 기쁨을 공유하고 또 다른 사람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느끼다 보면, 혼자 하는 것보다는 더 재밌고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데에 빠르게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에 한 번 시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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