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오해 한다

시작은 가볍게

by 김현주

창밖이 훤해도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이불 속에서 뭉그적거리다 일어나는 오래된 습관이 있다. 더는 누워 있으면 안 될 때 이불을 정리하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기도로 아침을 여는 사람이 보면 한심하게 볼지도 모르겠다.


오로지 아침 식탁은 밥 이어야 하고 국이 있어야 하는 시절이 내게도 분명히 있었다. 아마도 남편의 출근과 아이들의 등교를 응원 하려는 최선의 행위였으리라. 지금은 다르다. 예전의 열정이 없어졌음인지 아니면 그렇게 사는 게 버거웠는지 귀찮았음인지 뭐가 먼저인지 몰라도 서서히 아침 식단이 단순해졌다. 밥이 사라졌다. 진즉 이렇게 살아도 되는데

‘왜 그렇게 밥을 고집했을까?’

가족을 말할 때 따라오는 식구라는 말이 드러내듯 한솥밥으로 똘똘 뭉치기 위해 밥을 차렸는지도 모른다.


앞치마를 두르고 프라이팬을 준비한다. 3인 가족의 아침을 준비하기 위한 준비운동 격이다. 달걀 네 개와 치즈 한 장 꺼내고 우유를 챙긴다. 샤인 머스캣 한 송이, 베이킹 소다를 풀어 흔들고 흐르는 물로 씻는다. 명절 전리품 배 하나를 깎아 썰어 가지런히 담았다. 달궈진 팬에 기름을 두르고 반숙의 달걀부침을 만든다. 치즈를 삼등분해서 달걀 위에 얹어 녹인다. 두 개를 잡수는 한 분은 어쩌다 완숙에 가까운 달걀이 나오면 뒷담화한다.

“살짝 익혀 노른자가 터져야 맛있는데….”

‘각자 해 먹자!’

한마디 한다. 이 또한 요리인데 토를 달다니, 남이 해 주는 음식에 왈가왈부는 용서가 안된다.노른자가 흐를 듯한 달걀을 접시에 담고 호두나 아몬드 몇 알 챙기고 우유를 따른다. 각자 입맛에 맞는 과일을 골라 먹으면 되겠다. 비타민과 유산균, 명절선물 경옥고 한 스푼은 화룡점정이다. 교자상에 차려졌던 명절 아침 식사와는 비교도 안 되는 가벼움이다.


아침 식사 준비가 간단하니 좋다. 이제 빈속은 아니다. 적어도 점심시간까지는 단단히 살아낼 것이다. 아침을 시작하는 마음 또한 이처럼 가벼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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