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을 떠나 나미비아로

남아공-나미비아 여행 4일차

by 르겔
이른 새벽 남아공 버스 안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나미비아로 떠났다. 사실 이 여행의 메인 국가는 나미비아였기에 훨씬 큰 기대를 안고 출국을 고대하고 있었다. 나미비아에서의 일정은 훨씬 쉽지않을 예정이었다. 차를 렌트해서 다녀야하는데다가 전체 일정 중 4일 가량은 캠핑을 하는 날이었다. 설레는 마음과 걱정되는 마음을 한가득 안고 케이프타운을 떠났다.




IMG_2820.JPG 넬슨 만델라에 대한 이야기들

지난 이야기에서 잠깐 다룬 것과 같이 케이프타운은 넬슨 만델라가 수감되었던 감옥이 있는 곳이다. 즉,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선 인권운동가들의 얼이 서려있는 도시였다. 남아공을 방문하면서 이곳이 넬슨 만델라의 조국으로서 한때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인종차별정책을 시행했던 나라라는 점을 잊고 있었다. 아름다운 자연이나 대항해시대의 흔적 등을 보는 것도 좋은 여행 포인트였지만, 비극적인 현대사를 겪어보는 것도 좋지않았을까 싶었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다보니 넬슨 만델라의 'Long walk to freedom' 일부가 적혀있었다. 대일항쟁과 민주항쟁을 겪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그들의 간절함과 숭고함 역시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먹먹한 마음을 안고 나미비아로 떠났다.




IMG_2838.JPG 나미비아의 첫 인상

케이프타운에서 나미비아의 수도인 빈트후크까지는 2시간도 채 걸리지 않았던 것 같다. 승객이 40명 남짓 타는 작은 비행기를 타고 케이프타운을 벗어나 북쪽으로 향하다보니 어느새 지리적 특성이 달라졌다. 황량하고 드넓은 협곡과 산이 보이기 시작했으며 우리가 찾아 떠나온 그곳에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기내식을 챙겨먹고 한숨자고 나니 곧 나미비아였다.

나미비아라는 이름은 나미브 사막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그 뜻은 '아주 넓고 (아무것도 없는) 곳'이라고 한다. 그 이름은 빈트후크 공항에 내리자마자 직관적으로 이해되었다. 지평선이 보이는 황량한 초지가 그곳이었다. 우리의 여행이 얼마나 와일드할지 기대감은 증폭되었다. 미리 발급받은 비자를 제시하고, 렌트카 업체에서 보내준 택시를 타고 렌트카 업체로 이동했다. 빈트후크 시내까지는 거리가 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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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트후크 가는 길

빈트후크까지 가는 길은 황량한 초지였다. 마침 또 아프리카는 계절 상 겨울에 건기였다. 푸르른 초목은 잔뜩 말라있었고 작열하는 태양에 대기는 건조했다. 이런 광경에 밤에는 또 추운 날씨라니, 과연 일교차가 연교차보다 작은 나라다웠다. 앞으로의 여행기에서도 서술하게 될 것 같은데, 나미비아는 야생동물 밀렵 문제가 심각한 것 같았다. 공항에서 시내로 통하는 길목에는 검문소가 있었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니 밀렵때문이란다. 특히, 중국인들이 코끼리나 코뿔소 밀렵을 의뢰하여 상아, 뿔을 밀반출하려한다고 했다. 세계 어느 곳에 있어도 중국의 영향력을 느낄 수 있다니 씁쓸하면서도 안타까운 일이었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만 할까. 이 머나먼 대륙까지 찾아와 파괴적인 행위를 일삼는 이유를 나는 이해하고 싶지 않었다.




IMG_2905.JPG 열흘간 우리와 함께한 포츄너

Bushlore라는 렌터카 업체에서 4X4 오토차량인 토요타 포츄너와 이에 더해 캠핑용품 일체를 렌트했다. 꽤 많은 거리의 비포장도로를 달려야했기에 4X4 SUV를 빌리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 렌트 후 빈트후크에서 가장 큰 것으로 알려진 Maerura mall 내의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다음날부터는 길 위에서 어떤 일을 당할지도 모르고 먹을거리를 제때 구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사실 당장 내일부터 이틀 연속 캠핑을 해야했기에 최대한 많은 식량 등 물품을 구매했다. 오렌지 수십개와 십수 리터의 물, 각종 식료품을 챙겼다. 야생이 기다리고 있었다. 캠핑에 필요한 물품을 구하는 일은 사실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24시간도 채 남지 않은 때였지만, 아직 알지못하던 때였으므로 우리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준비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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