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상반기
2024.01.18. 태어난 지 263일째
요즈음 내가 출근할 때, "유진이 안녕~"하면서 손을 흔들면 유진이는 아빠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는 것 같으면서도 손을 흔들어준다. 언제나부터 조금씩 의사소통이 되고 있다. 일방적인 구애와 교육의 연속이라고 느꼈는데, 비록 말로 하지는 않았어도 유진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으니 새삼 시간의 흐름을 느낀다. 유진이가 손을 흔들며 배웅해 준 가슴 찡한 어느 아침에.
2024.04.07. 태어난 지 343일째*
유진이가 칭얼거리길래 물었다.
"유진아, 뭐가 마음에 안 들어?"
"엄마, 엄마"
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다시 물었다.
"뭐라고 유진아?"
"엄마, 엄마, 엄마"
하루 종일 아빠만 외치던 유진이가 처음 외친 엄마였다.
* 유진이 생애 처음으로 벚꽃을 구경한 날
2024.04.09. 태어난 지 345일째
장염에 감기에 폐렴까지, 유진이는 물론 우리에게도 어려운 시간이다. 수액 주사 바늘을 꽂을 때, 온몸에 힘을 주며 발버둥 치고 악을 쓰며 울던 그 모습. 그러다가 지쳐 내 품에 땀 흘리며 잠든 모습. 아프지 마 유진아.
2024.06.18. 태어난 지 415일째
육아는 낮밤 갈지 않는 아이의 울음소리 때문에 고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 아무리 내 아이라지만, 처음 만나는 세계와의 동거는 필연적으로 충돌을 동반하며 작든 크든 육체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다. 조금 익숙해졌다 싶을 때 아이는 이미 성장의 한 꺼풀을 벗어내고 또 다른 세계의 문을 열고, 부모는 허겁지겁 따라가기에 바쁘다. 아이가 크면서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여는 속도는 점차 느려져 숨 쉴 틈이 조금 늘어나긴 할 것이다. 그럼에도 언제나 기다리는 것은 자식이고 따라가는 것은 부모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만, 아이가 이끄는 새로운 세계의 아름다움은 매번 경험한 적 없는 차원의 것인지라 다음 걸음을 망설이지 않고 내딛는 부모 자신을 발견하리라 또한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