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하얀 종이
물끄러미 바라본다.
뒷걸음치는 의식.
종이 가득히 살아나는
유년의 기억들.
소나무 사이로 환히 빛나던
고향의 달,
산속 깊은 곳 호숫가에
떠있는 오리.
하늘을 나는 새,
맑은 연못의 물고기들,
이마를 맞댄 산들,
숨어 있는
이름 모를 들꽃.
세월
날이 갈수록
영롱해지는 유년의 기억.
풍요한 유년을 간직한
나는 행복하다.
김정준, 유년의 삽화, 50 x100cm, Acrylic on canvas,
산을 넘으면 신비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유년의 생각을 지금도 가지고 있고, 오늘도 하늘 가득한 꽃을 만나고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꿈을 꾼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