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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준 Oct 18. 2022

페르난도 보테로(Fernando Botero

고도비만의 나라




보테로, 얼굴. oil on canvas, 203x170cm, 2006.(사진=국립현대미술관)




다이어트 열풍이다.

조금이라도 살이 찌면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야단법석이다.

심지어는 마른 사람들도 덩달아 난리다.

음식량을 줄이고, 식단을 짜고, 단식을 하고, 등산을 하고, 죽어라 걷고, 헬스클럽에 가서 땀이 비 오듯 운동하고, 요가를 하느라 꼰 몸 또 꼬고......

그래도 살이 빠지지 않으면

체지방 제거 수술을 하고,

인체에 해로운 약을 복용하고...... 




  보테로, 거리. oil on canvas, 200x139cm, 2000.(사진=국립현대미술관)




오래전에 백금녀, 오천평이라는 코미디언이 있었다.

그녀들은 뚱뚱한 몸을 무기로 만담이나 몸 개그를 하여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안겨 주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오동통한 몸으로 웃음을 선사하던 개그우먼들도 어느 날 문득 살을 빼고 훌쭉한 몸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모두가 살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열심히 살을 빼는데 반대로 살을 찌우는 사람이 있다.

콜롬비아 출신의 화가, 조각가로 남미의 정서를 표현하는 페르난도 보테로가 만들어내는 조각 작품이나 그림을 보면 심각할 정도로 비대한 인물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비만이 넘어 고도비만이다.




보테로, 춤추는 사람들. oil on canvas,185x122cm, 2000.(사진=국립현대미술관)



남자도 여자도 아가도 어른도 심지어는 동물들도 한결같다.

마치 풍선에 바람을 최대한 가득 불어넣어 금방이라도 펑 터져버릴 것 같이 위태로워 보인다. 

페르난도 보테로의 작품들을 보면 그가 사는 세상은 고도 비만의 나라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콜롬비아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 이태리 등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페르난도 보테로를 해학적 작품의 대가라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의 작품을 보며 미소를 짓곤 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그의 작품을 보면 무척 슬퍼 보인다고 말한다.
과도하게 비만인 데다 웃음을 잃고 꼭 닫은 입, 무언가 근심 걱정이 가득한 심각한 얼굴 표정 때문이다.




보테로, 루벤스와 아내. oil on canvas, 205x173cm, 2005.(사진=국립현대미술관)




그가 풍만한 사람을 그리는 이유를 평론가들은 사물이나 상황을 풍자하기 위한 거라고 말하지만, 보테로 자신은 단지 인물들을 보고 느낀 순간을 그대로 표현할 뿐이지 일부로 뚱뚱한 인물을 그린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나에겐 너무나 가벼운 그녀라는 영화가 있었다.

남자 주인공이 한 여성을 사랑하게 되는데 고도비만이었다.

그러나 남자 주인공의 눈에는 세상에서 가장 날씬하고 예쁘게 보인다.

페르난도 보테로,

그도 영화의 남자 주인공처럼  고도비만인 사람들과 사랑에 빠진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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