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산 산.......
유영국, work 3,73 x 91cm
우리나라는 국토 면적의 70%가 산이다.
어디를 가나 시선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산들이 이마를 맞대고 있다.
심지어는 인구 천만 명이 살고 있는 서울에도 도봉산, 북한산, 관악산, 수락산, 불암산, 남산, 아차산, 인왕산.......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다.
유영국, Work, Oil on canvas.136 x 136 cm, 1969, 국제갤러리 제공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에는 산을 그린 화가들이 유난히 많다.
조선시대에는 수많은 산수 화가들이 있었고,
근대 현대를 이어오면서도 산을 그린 화가는 헤일 수 없을 정도다.
조선시대 겸재 정선은 금강산에 매료되어 수시로 그곳을 찾아 화폭에 담았는데 '금강전도'라는 우리의 산천을 우리식으로 그려 낸 진경산수를 탄생시켰다.
유영국, Work, Oil on canvas, 72 x 60 cm , 1994, 국제갤러리 제공
오늘을 살고 있는 화가 중에도
설악산의 아름다움에 빠져 아예 거처를 옮긴이도 있고, 지리산을 떠나지 못하는 화가도 있으며, 무등산, 계룡산을 떠나지 못하고 산과 사랑에 빠져있는 화가들이 있다.
유영국.
한국 모더니즘의 제1세대 작가이자 추상미술의 선구자.
그도 산과 깊은 사랑에 빠졌던 화가이다.
1960년대 후반부터 산이라는 모티프를 사용하여 2002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오랜 세월을 산과 함께 살았으니 말이다.
한경갤러리의 송년 기획전, 아트 벨 전시, 유영국, Work 2
그가 그려낸 산에는
울창한 나무숲이 없다,
그 흔한 꽃나무나 야생화 하나 발견할 수 없다.
새도 없고 동물도 없다.
골짜기를 돌고 돌아 흐르는 계곡물도 없다.
바위나 돌도 없다.
간혹 상징적으로 단순화시킨 나무 몇 그루,
길을 암시하는 가는 선이 그어져 있을 뿐이다.
형체도 너무나 단순하다.
삼각형과 몇 개로 분할한 면이 고작이다,
이런 기하학적인 간결한 구성은 차가운 논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이 시적인 아름다움과 부드러운 음악적 울림을 주며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