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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준 Oct 18. 2022

에바 알머슨 (Eva Armisen)

힘들 땐 나를 보세요.



Eva Armisen, 삶. oil on canvas, 창원문화재단




복잡한 세상이라 복잡한 일이 많다.

크고 작은 사건, 사고들이 끊이질 않는다. 

매스컴은 새로운 신상품을 소개라도 하듯이 앞다투어 사건 사고 소식을 여과 없이 사람들의 눈과 귀에 쏟아놓는다.

나와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그런 소식들은 서랍에 쑤셔 넣은 전선같이 머리를 뒤엉키게 만들고, 불안감을 주고, 우울하게 하며, 삶을 황폐하게 만든다.


주위를 훑어보면 웃음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어설픈 조각가가 빚어낸 경직된 얼굴처럼 감정이 없다.  

삶에 지치고 불안하고 웃음을 잃은 우리에게,

스페인 출신의 여류 화가 에바 알머슨의 작품들은 

'힘들 땐 나를 보세요. 내가 행복하게 만들어 드릴게요.'

라고 말을 거는 것 같다.




Eva Armisen, 특별한 밤, 2018




그녀가 그려낸 그림 속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넉넉하게 둥글둥글한 모습이다. 모두가 얼굴에 미소를 가득 담고 있다. 입을 벌리지도 않고 이가 보이지도 않는 미소지만 행복에 겨워 어쩔 줄 모르는 밝은 얼굴들이다. 간격을 넉넉히 두고 그려진 두 눈은 편안하고 긍정적인 빛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일상의 이야기를 동화적으로 표현하는 에바 알머슨.

현대미술의 실험적이고 독창적이며 무겁고 복잡한 기법과는 달리 그녀의 그림은 새의 깃털처럼 가볍고 경쾌하다.

그녀의 그림은 마치 어린아이에게 행복했던 순간을 회상하면서 그려보라고 하면 망설임 없이 즉석에서 쓱쓱 그려낼 것 같은 천진난만한 표현이다.




Eva Armisen, 행복, 2018




세상에는 스테이크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파스타를 좋아하거나 피자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뉴욕의 상업 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 너무나 주관적인 추상이어서 이해하기 힘든 작품이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 50 - 60 년대 이발소에 걸려있던 조잡한 간판 그림 같은 작품도 걸려 있다. 


사람들의 미술 취향은 다양하다.

그림에 대한 안목이나 문화 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시대상황도 부인할 수 없으리라.

복잡하고 각박한 시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행복감과 지쳐버린 현대인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그녀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Eva armisen, The diner, oil on canvas,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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