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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준 Oct 19. 2022

앙리 루소(Henri Rousseau)

밀림을 사랑한 화가



Henri Rousseau, The Dream, 1910, oil on canvas, 298 x 204 cm




내가 앙리 루소의 그림을 좋아하게 된 것은 중. 고등학교 시절부터다. 그 당시 그의 작품을 직접 감상한다는 것은 하늘에서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힘든 시기였지만, 미술 교과서를 통해서 쉽사리 접할 수가 있었다.

위대한 화가들의 작품들 중에서도 그의 작품들이 유독 눈길을 끌게 만든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다양한 식물들과 뱀, 특이한 모양의 새들, 양, 사자들이 어우러진 밀림  때문이었다.

나는 그의 밀림 속에서 이국적이며 신비로움에 매료되어 한동안 헤어나지 못하고 머물곤 했었다.




Henri Rousseau, Sleeping Gypsy,  oil on canvas, 1897,129.5 x 200.7cm





"자연밖에 다른 스승은 없다." 앙리 루소가 얼마나 자연에 깊이 빠져 작품에 몰두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즐겨 그렸던  밀림 속의 식물들은 상상력에서 탄생했거나 식물도감 속의 사진을 참조해서 그린 그림이라 한다.

가난은 그의 발목을 잡아 평생 파리를 떠나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한다.  




Henri Rousseau, Tropical Forest, Battling Tiger and Buffalo, 1908, oil on canvas, 55 x 46 cm




앙리 루소,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가난 때문에 대학은 꿈도 못 꾸고 말단 공무원으로 오랫동안 어려운 생활을 해야 했다. 하고 싶은 일은 펼쳐보지도 못하고 꼭꼭 억누르면서.

40이 되어서야 그는 독학으로 그림을 배우며 어려운 화가의 길에 들어선다.
피 나는 노력으로 화가가 된 앙리 루소, 그러나 기다리는 것은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가난뿐이었다.

따뜻한 말 한마디 박수 한번 처 주는 이 없었다.
그의 그림이 매스컴에 언급될 때는 어린애 같은 소박함이 있다. 원시적이다. 민속적이다. 이런 수식어들과 함께 일요화가나 아마추어 작가로 하찮게 취급되곤 했다.


Henri Rousseau, The Snake Charmer, 1907, oil on canvas, 169 x 189.3 cm





그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하던 자신은 위대한 화가이고 자신의 그림이 최고라고  스스로를 높였으며 어떤 미술사조와도 상관없이 자신만의 개성적인 기법을 발전시켜 나갔다.

자신을 낮춘다면 버틸 힘이 없는 것을 알기에 스스로 용기를 불어넣기 위함이었으리라.


"나는 내 그림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저 믿어라.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게 될 것이다."

그의 말이 밀림 속 메아리처럼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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